경제·금융 정책

[강진·쓰나미 日 강타] 왜 자주 일어나나

[日동북부 규모 8.4 강진]


지난 2월 뉴질랜드에 이어 11일 일본에서 규모 8.4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지구촌이 다시 지진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해 초 아이티와 칠레에서 연이어 대규모 지진이 발생해 수천명이 목숨을 잃은 지 꼭 1년 만에 환태평양 지역에서 강진이 잇따라 일어나자 대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지진 전문가들은 최근의 지진 발생 빈도와 규모가 예년과 비교해 별다른 변화가 없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말한다. ◇환태평양 지진대는 늘 대형 지진 위험 안고 있어=이번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의 지진은 규모 8.4로 지금까지 발생한 지진 가운데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규모가 큰 지진은 지질학적으로 지각판이 충돌하는 경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대륙판인 유라시아판과 북미판, 해양판인 필리핀판과 태평양 등 4개 지진판의 접점에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지난해에만 규모 1 이상의 지진이 1,200여건 일어났다. 뉴질랜드도 환태평양 지진대 중에서도 충돌이 심한 태평양판과 인도ㆍ호주판이 만나는 지점에 놓여 있어 해마다 크고 작은 지진이 1만4,000여건 발생한다. 특히 일본과 뉴질랜드 등 태평양 주변에 이 같은 지진대가 고리처럼 배치돼 있어'불의 고리(Ring of fire)'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는 늘 대형 지진의 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은 같은 지역에 또 일어나는 주기성과 반복성이 있다"면서 "과거 지진 피해 기록을 추적해보면 우리나라도 규모 6 이상 지진이 발생했다고 나와 있기 때문에 마음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진에 대비해 내진설계를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진 발생 빈도ㆍ규모 큰 변화 없어=대형 지진이 1950~1960년대에 빈번하게 발생한 뒤 한동안 잠잠하다 2004년 이후에 강진이 잇따르면서 향후 5~10년간 대지진이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른바 '대지진 50년 주기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지진의 발생 빈도가 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50년 주기설도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게 과학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통계적으로 규모 9 이상은 10년에 한 차례, 규모 8은 3년에 한 번, 규모 7의 지진은 1년에 열 번 정도 발생한다"면서 "최근 지진 발생 규모와 빈도는 지극히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최근 들어 대형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일까. 이는 피해 규모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구밀도가 높아지면서 대도시와 가까운 진앙에서 지진이 일어나 엄청난 인명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헌철 박사는 "2005년 일본 후쿠오카 지진과 지난해 아이티 지진은 규모가 7로 같지만 사망자는 1명과 30만여명으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면서 "지진 피해가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형 지진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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