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와 인텔의 실적호전에 힘입어 국내 증시도 정보기술(IT)과 금융주를 앞세워 반등을 꾀하고 있다. 금융주들의 경우 아직 고점과 비교해볼 때 어느 정도 상승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삼성전자 등 IT주의 경우 신고가까지 기록할 정도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인 탓에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일부에서는 IT의 깜짝실적이 시장에 덜 반영된 만큼 3ㆍ4분기 증시랠리를 이끌 동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IT 분야의 실적호전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증시를 끌어올리기에는 버겁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금융ㆍIT주 상승장 견인=코스피지수는 15일 IT주와 금융주의 약진에 힘입어 전일에 비해 35.30포인트(2.55%) 오른 1,420.86을 기록, 단숨에 1,400선에 재진입했다. 전일 미국의 인텔이 양호한 실적을 내놓은 데 힘입어 IT주들이 급등했다. 삼성전자가 5.05%나 올라 시가총액도 98조원까지 치솟았다. 하이닉스도 5.08%나 오르며 상승 대열을 이끌었다. 금융주들도 미국의 6월 소매 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PPI) 호조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급등했다. KB금융이 6.99% 급등한 것으로 비롯해 신한지주(5.00%), 하나금융지주(4.29%)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주의 경우 골드만삭스의 호실적 효과와 경기회복 기대감, 낮은 벨류에이션 메리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IT와 금융주의 급등 뒤에는 외국인이 있었다. 외국인은 이날 4,6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유일하게 ‘사자’에 나섰다. 이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는 삼성전자ㆍLG디스플레이ㆍ하이닉스ㆍ신한지주ㆍKB금융 등이 주로 포진했다. ◇“IT 깜짝실적이 증시 고평가 해소할 것”=금융주의 경우 아직까지 1년 전에 비해 주가가 낮은 상황이라서 추가 상승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IT의 경우 이미 주요 종목들이 1년 전 수준을 회복한 상황이라서 다소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들의 깜작실적이 아직 증시에 덜 반영됐다”며 앞으로 코스피지수의 추가적인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이달 말께 삼성전자 등 IT주들의 깜짝실적이 연간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10.5배에서 9.3배까지 떨어져 저평가 메리트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이달 말쯤에나 IT주들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증시에 온전히 반영될 것”이라며 “이는 3ㆍ4분기 국내 증시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방아쇠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이달 말까지 IT주의 2ㆍ4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올해 주당순이익(EPS)이나 목표주가 등이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非) IT업종 모멘텀 약해 지수 반등에 한계” 반론도=IT업종의 ‘나홀로 깜짝실적’이 전체 증시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증시의 경우 ITㆍ금융ㆍ산업재 업종의 과점 구조로 짜여져 있다. 아직은 산업재의 실적 모멘텀이 살아나고 있지 않고 IT 분야의 실적기대감도 이미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과거 IT 독점에서 이제는 과점형태로 변모한 만큼 특정 업종의 실적만으로 전체 증시가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IT도 이미 고점까지 다다랐을 가능성이 커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