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경제 경기방어 툴이 없다] 엔고 몸부림 치지만… 日, G7에 발목

美등 회원국과 대외관계 의식 <br>독자적 환율방어 정책 불가능

일본 정부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엔화가치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미국 등과의 대외관계 등을 의식해 단독 개입에 나서기 어려운 형편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일본 엔화의 경우 최근 극약처방을 단행한 스위스프랑화와 달리 지엽적인 통화가 아닌데다 일본이 선진7개국(G7) 회원국이어서 일본은행(BOJ)이 독자적인 환율정책을 펼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은 올 들어 엔화 강세가 더욱 심화되자 지난달 9일 4조5,000억엔 규모의 엔화 매도 달러화 매수 개입을 단행하는 등 수출산업에 치명적인 환율 강세를 막기 위해 몸부림쳤다. 하지만 대대적인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일본 엔화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스위스중앙은행이 특단의 조치를 취한 후 스위스프랑화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자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BOJ의 향후 행보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FT는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BOJ가 SNB를 따라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일본이 G7 회원국이기 때문에 BOJ가 SNB처럼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다는 예상이다. G7 회원국에는 자유변동환율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때문에 아즈미 준 신임 일본 재무장관이 "투기세력에 대항해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지만 엔고를 막기 위해 독자적인 행동을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대미관계를 개선하려고 애쓰고 있는 일본 새 내각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행동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야마모토 마사후이 바클레이스캐피털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미 행정부는 현재 달러화 약세를 내버려두고 있다"며 "일본이 달러화 대비 엔화 약세를 노리고 시장개입을 단행할 경우 미국이 불쾌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엔화 강세가 오랫동안 지속돼온 현상이라는 점도 운신의 폭을 좁히게 만들고 있다. 일본의 교역 상대국 물가를 감안한 실효환율 기준에서 보면 현재 엔화가치는 지난 30년 평균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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