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2월 3일 '서경 송년음악회' 무대서는 성악가 임철호·임지은

"장르 넘어선 음악이 좋은 음악 크로스오버 정수 보여줄게요"

맑고 명쾌한 목소리 잘 어울려… 클래시컬 팝분야 왕성한 활동

편하고 희망주는 노래 부를것

17회 '서경 송년음악회' 출연하는 소프라노 임지은, 테너 임철호. /김동호기자

"성악, 팝 등 기존 장르에 도식적으로 갇히지 않고 편하고 아름다운 음악이야말로 결국 좋은 음악이 아닐까요. 모든 이가 공감하는 양질의 음악, 인생에 희망과 힘을 주는 음악을 계속 만들고 멋지게 소화하는 작업을 계속할 겁니다"

일명 '팝페라' 또는 '클래시컬 팝'이라 불리는 크로스오버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성악가 임철호(테너)와 임지은(소프라노)은 오는 12월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서경 송년음악회에서 크로스오버의 정수를 보여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시장에서 크로스오버는 여전히 비주류다. 클래식계에서는 깊이가 없는 짬뽕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팝계에서는 시장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어떤 장르도 처음부터 주류는 없었다며 크로스오버 음악을 하나 하나 만들며 대중의 인식을 변화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철호는 고답적인 클래식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말아톤',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의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김준성 감독과 함께 슈베르트나 슈만의 가곡들을 기타 반주로 노래하는 편곡 작업을 하고 있는 것. "내년 상반기에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노래뿐 아니라 악기에서도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는 셈이고, 흥미로우면서도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임지은이 부르는 크로스오버의 세계적 대표곡 '넬라 판타지아'는 사라 브라이트만의 음색과는 또 다른 차원의 미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그는 "해당 장르에서 좋은 음악이 자꾸 나와야 그 장르가 자리매김을 하는 것인데, 아직 많은 음악가들이 개인의 성공 여부에만 생각이 머무는 것 같다. 여자 크로스오버 가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사라 브라이트만'처럼 장르를 키우는 선두적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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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크로스오버의 대표 주자가 되겠다는 두 사람이지만 이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되는 것은 우연에 가까웠다. 임지은의 시작은 이랬다. "한국종합예술원 오페라과를 졸업하고 유학을 준비하던 중 꼭 클래식 성악곡이 아니라도 듣기 편안한 노래를 불러보고 그걸 녹음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일랜드 민요 '대니 보이'라거나 '넬라 판타지아' 같은 곡을 녹음해 주위에 들려줬는데 '목소리가 참 예쁘다', '천상의 목소리' 같은 말을 정말 많이 해주시는 거다. 사실 '목소리가 예쁘다'는 칭찬은 오랫동안 성악을 해오던 와중에도 거의 들어보지 못했던 말이라서 개인적으로는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노래하는 사람에게 목소리란 자신의 정체성이나 마찬가지인데... 내가 그동안 내 목소리를 더 잘 전달하는 방법을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임철호의 시작은 조금 더 극적이다. "마음 편하게 음악만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정 형편이 좋지는 못했다. 레슨비를 벌기 위해 라이브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곤 했는데, 불렀던 노래가 김현식이나 신승훈, 변진섭 등 감성이 풍부한 가수들의 발라드곡이었다. 반응이 꽤 좋았는데, 나 역시 그 음악들이 가슴에 와 닿았다. 교수님 몰래 조금씩 연습하곤 했던 것이 계기가 됐던 것 같고, 지인들에게도 '너의 미성으로는 다른 장르도 잘 소화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 시작했다"

각자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최근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일부러 '듀엣'을 계획해서 움직인 것은 아니다. 그저 임지은의 맑고 깨끗한 '크리스털 보이스'와 임철호의 고급스럽고 명쾌한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다는 주위의 평가가 많았다.

내주 있을 서경 송년음악회에서 두 사람은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의 삽입곡 '투나잇'을 듀엣으로 선보인다. 임철호는 솔로곡으로 유명 성악곡 '그라나다'와 '네순 도르마(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택했다. 임지은은 월트 디즈니 만화영화의 로고송으로도 더 유명한 '별에게 소원을(When you wish upon a star)'과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삽입곡 '클라임 에브리 마운틴'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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