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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고령화와 청년 취업난이 맞물리면서 전체 근로인구에서 50세 이상 중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청년기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출산ㆍ육아 이후 여성의 고용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력 단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후반 여성 3명 중 1명이, 남성은 2명 중 1명꼴로 미혼인 것으로 나타나 만혼과 저출산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개발원은 18일 국내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인 인구주택총조사를 토대로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및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년기 근로지 비중, 청년기 앞질러=전체 취업인구 가운데 청년기(20~29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90년 26.4%에서 2000년 20.2%, 2010년 15.3%로 20년 새 11.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중년기(50~64세) 비중은 1990년 17.3%, 2000년 18.1%, 2010년 24.7%로 꾸준히 증가했다. 2000년까지는 취업인구 가운데 청년기 비중이 더 높았으나 2010년에는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직종별로 보면 전문ㆍ관리직에서는 청년기 비중이 2000년 27.9%에서 2010년 31.4%로 올랐으며 중년기는 사무직 비중이 줄고 농림어업직ㆍ단순노무직 등이 크게 상승했다. 젊은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주로 화이트칼라 분야에서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출산ㆍ육아 탓…30대 여성 고용률 '뚝'=여성의 고용률은 결혼 이후 급전직하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1971~1975년생(38~42세) 여성의 경우 20대 초반에는 고용률이 53.7%로 절반을 넘었으나 30대 초반에 38.7%로 15%포인트 떨어졌다가 30대 후반 55.2%로 반등하는 'M'자형을 보였다. 30대 초반은 여성이 주로 출산과 육아에 전념하는 시기다. 통계개발원은 "출산ㆍ육아로 30대 초반에 경력 단절의 함몰지점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1966~1970년생(43~47세) 여성의 고용률도 20대 초반 51.4%에서 30대 초반 38.7%로 꺾인 뒤 30대 후반 45.7%로 회복되는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만혼ㆍ저출산 현상 심각=경력 단절에 대한 우려로 아이 낳기를 꺼리는 저출산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기혼여성의 평균 출생아 수는 85세 이상의 경우 4.71명이었으나 30~49세는 1.81명에 그쳤다.
결혼을 늦추는 만혼도 두드러지고 있다. 1956~1960년생(53~57세) 여성은 30~34세 무렵의 미혼율이 5.3%에 그쳤지만 1976~1980년(33~37세) 여성의 미혼율은 29.1%로 껑충 뛰었다. 남성은 더 심각했다. 1956~1960년생의 경우 30~34세 때 미혼율이 13.9%에 불과했으나 1976~1980년생은 50.2%에 달했다. 30대 후반 남성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짝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상남ㆍ연하녀 부부라는 기존 통념이 깨지면서 부부 간 나이차는 크게 줄었다. 60세 연령층에서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27.2세, 여성은 23.1세로 4.1세의 차이가 났지만 30세 연령층에서는 남성 27.2세, 여성 26.1세로 1.1세 차이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