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사람이 미래다] 신세계그룹, 탄력근무제·육아지원으로 여성 인재 큰 호응

지난 7월 경기도 용인시 신세계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공감 토크''에서 정용진(앞줄 가운데)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14년 신입사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

신세계그룹은 시간제 일자리 확산의 일환으로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돕기 위한 ''리턴맘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스타벅스 발산역점에 재취업한 이진아(오른쪽) 부지점장이 동료들과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

신세계그룹은 지난 2009년 정용진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래 인재 개발과 임직원 사기 진작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려면 신세계 임직원이 일과 삶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의 인재중심 경영은 지난 2012년 6월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영랑호리조트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우선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에서 전환된 직원 1만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식 뷔페 식사권과 스카이라운지 식사권이 포함된 사원 패키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임직원이 편하게 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조직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이는 곧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이어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영랑호변에 자리잡고 있는 영랑호리조트는 261개의 객실과 세미나실, 퍼블릭골프장, 스카이라운지, 레저시설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객실, 로비, 스카이라운지 재단장을 마치는 등 임직원을 위한 대대적인 설비 확충에 돌입했다. 매년 신세계가 영랑호리조트 패키지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비용은 35억원에 이른다.

박수동 영랑호리조트 총지배인은 "1박2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며 "연간 4만여명의 신세계그룹 직원들이 '사원 패키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속초 인근의 지역 경제도 덩달아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임직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와 도서관도 신규로 마련하는 등 임직원들의 자기계발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또 프리미엄 수제 햄버거 브랜드 '자니로켓'과 청담동 커피전문점 '커피지인'도 백화점과 이마트 본사에 들여오는 등 복리후생에도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앞서 2011년 4월부터는 유통업계 최초로 퇴직 임직원에게 10년 동안 자녀 학자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세계는 여성 인력의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상대적으로 여성 고객이 많은 유통업의 성격상 고객의 특성을 잘 아는 여성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편안하게 근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는 먼저 출산을 앞둔 여성 인력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탄력근무제를 도입했다. 개인별로 1시간 늦게 출근하거나 1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명문화해 육아와 직장을 병행해야 하는 워킹맘을 배려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세계백화점은 탄력근무제에 대한 임직원들의 호응이 잇따르자 최근 임신부뿐 아니라 전 사원으로 제도를 확대했다.

출산휴가도 법으로 보장된 기간보다 대폭 확대해 여성 인재들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다. 법정 출산휴가(90일) 및 육아휴직(1년)과는 별도로 임신을 확인한 때부터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최장 2년 8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기간을 늘렸다. 출산 후 육아 지원을 위해 이마트 본사를 비롯해 신세계백화점 센터시티점·인천점·광주점에는 유통업계 최초로 250㎡ 안팎의 전용 보육시설을 개설했다. 앞서 2012년에는 육아법을 그룹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한 육아지침서 '지혜로운 엄마, 함께하는 아빠'를 발간해 임직원 1만7,000여명에게 배포했다.


신세계는 인재중심경영은 올 들어 더욱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인문학 인재' 선발을 목표로 채용전형을 대대적으로 손질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선 올해 신입사원 공채부터 출신 학교와 자격증 등을 중시하는 스펙 위주의 평가를 지양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드림 스테이지' 면접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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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스테이지는 지원자의 출신 학교와 학과, 나이 등의 개인정보를 면접관에게 일체 제공하지 않고 직무 연계성과 경험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직무를 구분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모집했던 채용 방식도 바꿨다. 매입, 경영지원, 영업 등 본인이 원하는 직무를 선택하면 전문가 인턴십 과정을 통해 해당 직무를 경험한 뒤 해당 부서에 배치된다. 신입사원의 직무 만족도를 높이고 실무형 인재를 조기에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신세계가 인문학 인재 선발을 그룹 공채의 핵심 기치로 내건 것은 평소 인문학을 강조한 정 부회장의 특명에 따른 것이다. 그간 정 부회장은 임직원 회의 때마다 유통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글로벌 기업의 공세가 잇따르는 있어 학벌과 자격증을 우선적으로 평가하는 기존의 채용방식으로는 그룹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임직원의 만족도가 높아져야 고객의 만족도가 자연스레 높아진다는 게 신세계의 기본 경영철학"이라며 "신세계의 핵심 가치인 '고객제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인재개발 전략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시간제 일자리, 성과급·의료비까지 동일

이지성 기자

신세계그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 계열사에 걸쳐 대대적인 고용 혁신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이마트·신세계백화점에서 도급사원 1만1,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에만 1만3,000여명 인력을 신규로 채용했다.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주요 대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인재경영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는 올해 신규 채용 1만3,000여명 중 600여명을 시간제 일자리로 할당했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과 퇴직 임직원이 자유롭게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다 탄력적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시간제 일자리는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전일제(풀타임)와 시간제(파트타임)로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신세계는 아직 초기 단계인 시간제 일자리 확산을 위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체계와 복리후생을 도입했다. 정년도 기존 정규직과 동일하게 적용해 근무방식의 차이로 인해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화했다.

신세계의 시간제 일자리는 업종의 특성에 맞춰 이마트 계산직과 스타벅스코리아 바리스타에 우선적으로 적용했다. 기본 급여는 기존 정직원과 동일하게 책정되며 상여급·성과급은 물론 의료비와 학자금도 정규직 사원과 똑같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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