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고양 삼송 침체터널의 끝은 어디…

서북부시장 블루칩 평가 불구<br>은평뉴타운·원흥보금자리 등<br>인근 물량 한꺼번에 쏟아져<br>우남퍼스트빌 순위 마감 실패<br>64~84㎡ 중소형도 안팔려

고양 삼송지구가 뛰어난 서울 접근성과 주거여건에도 불구하고 인근 지역의 주택 과잉공급으로 인해 분양된 민간 아파트 9곳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하면서 미분양이 적체돼 있다. 삼송지구 전경. /서울경제DB

뛰어난 서울접근성으로 서북부 주택시장의 '블루칩'으로 평가받던 고양 삼송지구가 심각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말부터 이 일대에서 지금까지 공급된 8개 단지가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한 데 이어 정부의 4ㆍ1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최근 선보인 아파트마저 대량 미분양 사태를 비껴가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주변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은데다 지구 내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여전해 4ㆍ1 대책의 취득ㆍ양도세 면제 혜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고양 삼송지구 A-1블록에서 분양한 '우남퍼스트빌'은 총 611가구 모집에 373명만이 신청, 10개 타입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앞서 지난해 8월 공급된 '상록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총 42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단 4명만이 접수, 최악의 청약결과를 보였었다.

관련기사



고양삼송 우남퍼스트빌은 모든 주택형을 거실과 방 세칸을 나란히 배치하는 4~4.5베이로 구성하고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는 서비스 면적을 극대화한 특화 평면을 선보였다. 또 분양가도 인근 신규 아파트에 비해 저렴한 3.3㎡당 최저 850만원대에 책정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전체 가구의 절반가량을 미분양으로 떠안아야 할 처지다.

특히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는 64ㆍ74ㆍ84㎡형 등 중소형 아파트마저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한 것은 의외라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분양가가 2억~3억원대로 저렴하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 실수요자들을 유인할 만한 요소를 골고루 갖춘 단지였지만 청약통장을 끌어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고양 삼송지구는 서울 시계와 맞닿아 있는데다 지하철 3호선이 관통하고 있어 서북부 택지지구 중에서 가장 입지가 뛰어난 곳으로 평가된다. 서오릉ㆍ서삼릉 등 왕릉과 골프장 3곳이 인근에 위치해 있어 생활환경 역시 쾌적해 주거지역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시기에 공급이 이뤄진데다 은평뉴타운ㆍ원흥보금자리지구 등 인근 지역에서 분양 물량이 일시에 쏟아져나오면서 공급 과잉으로 잇단 미분양 사태를 빚었다. 여기에 고양시가 추진한 방송영상산업 클러스터 '고양 브로맥스' 프로젝트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연되면서 자족 기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쇼핑 등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우남퍼스트빌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총 5,128가구의 민간 아파트가 공급된 삼송지구의 5월 말 현재 미분양 아파트는 720가구로 고양시 전체 미분양 아파트 2,559가구의 약 28%에 달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삼송지구가 뛰어난 서울 접근성과 주거 환경에도 불구하고 공급 과잉에 따른 소화불량 상태에 빠져 있다"면서 "파주 운정, 김포 한강신도시, 고양 덕이ㆍ식사ㆍ탄현지구 등 서울 서북부 주택시장의 정상화는 시간이 답"이라고 전했다.


성행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