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홍보맨들이 연말 인사에 신이 났다. 승진인사에서 특급 대우를 받으며 부사장ㆍ전무 등 기업 임원의 최고직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입인 홍보맨들이 특급 대우를 받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미 삼성ㆍLGㆍ현대차 등에서는 부사장급 홍보 담당임원들이 그룹 전체의 PR 업무를 지휘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ㆍ금호아시아나그룹 등에서도 홍보맨 출신 부사장, 전무가 탄생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길끄는 홍보맨은 권오갑(55) 현대중공업 부사장. 권 부사장은 지난 97년부터 서울사무소에서 홍보를 맡기 시작해 10년째 현대중공업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장성지(53)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무도 이번 인사의 주인공이다. 삼성전자와 대한항공을 거쳐 지난 88년 아시아나항공 홍보팀장으로 입사한 장 전무는 홍보업무만 20년째다. 재계 마당발로 통하는 장 전무는 대우건설 인수 등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위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명호(54) 한솔그룹 부사장도 홍보맨 출신. 삼성전자 출신인 고 부사장은 98년 외환위기가 한창일 때 홍보업무를 시작해 그룹의 재기에 한몫을 했다.
이 밖에 최근 KT 인사에서 이병우(50) 홍보실장이 전무로 승진해 마케팅본부장으로 나갔고 KTF와 신세계의 홍보실장인 유석오ㆍ박주성 상무보도 나란히 상무로 승진했다.
기업 PR 업무가 중요히 되며 홍보맨 출신 사장들도 맹활약중이다. 윤석만 포스코 사장, 김진 두산그룹 홍보실 사장, 최한영 현대차 상용사업담당 사장 등은 홍보업무에서 그룹 및 기업 전체의 업무를 파악하며 샐러리맨의 최고직인 사장에 올랐다.
재계 관계자는 “불투명한 경영환경과 사회 전반에 확산된 반기업 정서 등으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인 만큼 홍보맨들이 기업내에서 중용될 수 밖에 없다”며 “기업의 전체적인 흐름과 오너들의 생각을 가장 빨리 파악한다는 점도 홍보맨들의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