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하루라도 더 살고 싶었던 남자의 선택은 …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개봉

아카데미가 인정한 명연기 빛나


가장 미워하던 사람과 가장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고, 가장 혐오하던 사람과 손을 잡아야 할 때가 있는 것. 우리의 삶에 짓궂은 장난을 하는 아이러니가 종종 벌이는 짓들이다. 그러나 가끔 이런 짓궂은 아이러니들은 우리 삶을 추동하는 원동력이 된다.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주인공 론 우드루프(매튜 맥커너히)는 누구보다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텍사스 '상남자'. 이유 없이 체중이 줄고 뼈만 앙상하게 남아 쓰러지던 날 론은 자신이 HIV 보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에이즈 환자라는 진단을 받자 갑작스러운 이별을 통보 받은 사람처럼 '분노하고 현실을 부정하다 타협하고 우울해지고 결국에는 수용하는' 다섯 단계를 거친다. 이 다섯 단계는 에이즈 환자의 비장한 어조가 아니라 에이즈는 '삶에서 겪게 되는 난관 중 하나'라고 말하는 듯 유머와 진지함을 오가며 일상적 어조로 그려진다. 그래서 에이즈 환자라는 소수자 이야기를 다뤘음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관련기사



에이즈 환자라는 사실을 수용하고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 론이 손을 잡았던 사람은 자신이 가장 혐오했던 트랜스젠더 레이언(자레드 레토). 이 아이러니는 론이 흑과 백 사이에 회색이라는 경계도 존재함을 인정하며 죽을 때까지 성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작품은 1985년 HIV 보균자로 30일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론이 각고의 노력 끝에 7년을 더 살았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주연 매튜 맥커너히는 에이즈 환자 역을 위해 20kg을, 자레드 레토는 14kg을 각각 감량하는 등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이 두 배우는 71회 골든글로브 남우 주연상과 남우 조연상에 이어 지난 3일 열린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남우 주연상과 남우 조연상을 수상했다. 6일 개봉. 청소년 불가. 117분.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