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유상증자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낀 탓에 주식 발행보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업들의 직접금융 조달 실적은 총 65조7,2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했다.
주식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줄었지만 회사채 발행은 크게 늘었다. 실제 회사채 발행액은 63조4,8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이 중 일반 회사채가 23조3,190억원으로 9.7% 늘어났다. 현대제철(8,600억원), 한국중부발전(8,000억원) 등 대기업의 채권 발행액이 23조3,190억원으로 전체의 99.1%를 차지했다. 중소기업의 비중은 0.9%에 불과했다.
신용등급별로는 등급 간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등급이 'AA' 이상인 곳과 'BBB' 이하인 기업의 발행 비중 차이는 지난해 상반기 83%에서 올해 상반기는 73.8%로 10%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회사채 발행 목적별로는 58.5%에 달하는 13조6,488억원이 운영자금 목적으로 사용됐고 차환자금 7조4,590억원(32.0%), 시설자금 2조2,112억원(9.5%) 등이 뒤를 이었다.
주식 발행 규모는 총 2조2,4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나 줄었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공모금액은 1,052억원에서 4,882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유상증자 발행 규모가 1조7,590억원으로 38.1%나 감소했다. 대한항공(4,986억원), 현대상선(2,373억원), DGB금융지주(3,154억원),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2,732억원) 등 대기업이 전체 유상증자 발행액의 약 97%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