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일 정상회담] 분야별 협의사항

'성숙한 동반자관계' 지향 실질협력에 공감<br>대일 무역적자 구조적 문제 해결 의견접근<br>워킹홀리데이 참가자 내년 올 두배로 확대<br>6자 공동성명 이행위한 긴밀 협력 확인도

이명박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간의 정상회담은 한일 관계의 걸림돌이 돼온 ‘과거’ 문제를 뛰어넘어 경제협력ㆍ교류 확대라는 ‘미래’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한일 관계의 영원한 숙제인 과거사 문제에 얽매여 있을 것이 아니라 대일 무역역조 개선, 교류협력 확대 등을 통해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일본 측이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큰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깊은 나무와 같은 관계”라고 밝혔고 후쿠다 총리는 ‘일의대수(一衣帶水)의 관계’라고 화답했다. 한일 관계가 서로 간에 어느 측도 상대를 배제할 수 없는 필수적이고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에서 양 정상은 공감했고 경제협력ㆍ교류 확대 등 ‘실질협력’ 방안을 찾는 데 구체적인 접근이 있었다는 것이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정상 간의 대화내용을 분야별로 알아본다. ◇ 경제: 무역 역조 개선 양 정상은 일종의 경제협력 협의체인 ‘한일비즈니스 서밋 라운드 테이블’을 구성해 양국 재계간 실질적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의 경제관계를 균형 있게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300억달러에 달한 무역적자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데 양 정상은 공감을 표시했다. 우리 기업들의 노력부진 탓도 있지만 부품ㆍ소재산업 등에 대한 일본의 기술이전 부족 등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 탓이 크며 이런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대일 무역적자 규모가 갈수록 큰 폭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판단이었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기술이전을 포함, 일본기업의 대한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국내 ‘부품ㆍ소재전용공단’ 설치를 검토하고 양국의 부품ㆍ소재산업 관련 기관 사절단 파견 및 관련 전시상담회 개최를 추진하기로 한 것도 이런 시급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 참모는 “일본 정부가 한일 경제협력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온 적이 없다”고 말해 미래를 위한 한일 관계라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일본 측이 화답한 것으로 풀이했다. ◇사회: 젊은 세대 교류의 확대ㆍ강화 양 정상은 연간 500만명에 이르는 양국 간의 인적 교류를 보다 확대하고 한일 관계의 발전을 위해 젊은 세대들의 교류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우선 한일간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취업관광사증제도)에 참석하는 양국 참가자의 상한을 올해 3,600명 수준에서 내년에 7,200명으로 늘리고 오는 2012년까지 1만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실제 올해 상한(3,600명)은 이미 1ㆍ4분기 중 벌써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양국 대학간 교류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일종의 교환학생제도인 ‘한일 대학생교류 사업’을 개시하기로 했다. 앞으로 3년간 1,500명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일본으로 가는 한국유학생은 소재ㆍ부품산업 관련 분야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한일 전문가가 공동으로 실시하는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개시하기로 했다. ◇ 외교: 셔틀 외교의 복원 이날 회담에서는 독도 영유권 문제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은 서로 언급을 자제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의 상징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 2005년 6월 이후 중단된 셔틀외교를 복원, 활성화하기로 했다. 셔틀외교는 한일 두 정상이 현안이 있을 때마다 당일이나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편하게 양국을 방문해 허심탄회하게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로 양국 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외교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노무현 정부 당시 1년4개월 동안 셔틀외교가 중단됐었다. 양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 두 정상은 앞으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하면 수시로 만나고 전화로도 협의하면서 적극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7월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리는 서방선진 8개국(G8) 정상회의 때 제3차 한일정상회담을 갖는 등 국제 행사자리를 빌려 올해에만도 일본 총리와 5~6차례의 셔틀외교성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 북핵: 한ㆍ미ㆍ일 공조 확인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일ㆍ북 관계 및 미ㆍ북 관계 정상화를 명기한 6자 공동성명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한ㆍ미ㆍ일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후쿠다 총리는 이 틀 안에서 이 대통령의 ‘비핵개방 3,000’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또 이 대통령은 북ㆍ일 평양선언에 따라 납치ㆍ핵ㆍ미사일 등 제반 현안을 해결하고 북ㆍ일 국교 정상화를 실현하겠다는 일본 측의 방안에 이해와 지지를 표명했다. 특히 일본 측은 현안인 일본인 납치문제의 선해결이 국내의 중요 이슈인 만큼 이 대통령의 지지에 크게 환영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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