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이 두 장르 모두 극음악이라는 사실이다. 영화나 연극처럼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를 음악의 힘을 빌어 전개 시킨다. 다만 기본적으로 오페라는 모든 독백과 대화에 선율을 붙여 노래로 표현하지만 뮤지컬은 중간중간 연극처럼 선율없는 대사의 부분들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페라 장르안에도 오페렛타(오스트리아)나 징쉬필(독일), 사르수엘라(스페인)와 같이 뮤지컬처럼 대사의 어느 정도를 연극의 그것처럼 진행하는 형식들이 있다. 바로 이것이 뮤지컬의 뿌리가 되어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한 것이다. 오페라도 그 뿌리는 연극이다. 옛~날 옛적 연극만이 유일하게 무대에 올려지던 고대시대에 배우들의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르네상스시대 피렌체의 학자들이 고대 그리스의 연극을 재현하려고 하다 대사에 선율을 집어넣기 시작했고 그것이 오페라가 됐다.
뮤지컬은 이렇게 만들어진 오페라에 그 음악적 뿌리를 두고있다. 그러나 현재 뮤지컬은 오페라가 아닌 연극의 형태 중 한 장르로 여겨지고 있는데 오페라에 나오는 출연자를 소프라노 테너 등 가수, 성악가로 표현하지만 뮤지컬은 배우라 칭한다.
만들어진 시기에 차이가 있다보니 근본적으로 다른 시스템을 갖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오페라는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다. 너무 큰 공연장이나 야외공연을 제외하고는 출연한 모든 성악가와 오케스트라 어느 누구도 전자음향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로지 연주자와 공연장의 자연적인 울림만을 갖고 공연한다.
오페라가 만들어져 발전해온 시대에는 마이크라는 것이 없었고 그 때문에 성악가의 발성은 매우 중요해서 마이크 없이 멀리까지 들리게 하는 발성법 연마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지금도 성악가들은 이것을 위해 오랜시간 공부하고 준비한다.
반면 뮤지컬은 오히려 마이크의 사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발성으로 발전되어왔고 큰 소리를 시종일관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오페라보다 훨씬 더 연기에 몰입할 수 있다. 요즘은 오페라가수들 또한 뮤지컬 배우처럼 외모가 출중하고 연기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이 나왔지만 불과 40~50년전만해도 청중은 성악가의 외모와 연기보다는 그 노래에 감동을 받았다.
요즘 우리나라의 뮤지컬에 대한 열광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뜨겁다. 본고장 브로드웨이도 뮤지컬이 사양길로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혹시 지난주간 뮤지컬을 보고 만족한 시간을 보내셨다면 다음주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그 뮤지컬의 뿌리가 된 오페라 한편을 감상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