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사별 아픔 간직한 대런 클라크, 디오픈 우승으로 생애 첫 메이저 정상

5언더파 275타로 우승…매킬로이, “북아일랜드는 세계의 골프 수도”

“누군가 저 위에서 보고 있을 거예요. 그녀는 저를 무척 자랑스러워 할 겁니다. 하지만 저보다 두 아들을 더 자랑스러워 할 거예요. 우승은 아들들을 위한 것입니다.”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은 대런 클라크(43ㆍ북아일랜드)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 클라크가 말한 ‘저 위의 그녀’는 그의 아내였다. 19전20기를 이룬 클라크는 사별한 아내와 자신의 곁에 남은 두 아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바쳤다. 최고(最古)의 전통, 최고(最高)의 권위를 자랑하는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 140번째 우승은 세계랭킹 111위의 클라크에게 돌아갔다. 클라크는 1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 조지스 골프장(파70ㆍ7,211야드)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1개, 보기 3개를 묶어 이븐파 70타를 쳤다. 이로써 최종 합계 5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클라크는 공동 2위인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을 3타 차이로 따돌리고 브리티시오픈 20번째 출전 만에 첫 정상 등극의 감격을 맛봤다. 지난 2006년 아내 헤더를 유방암으로 잃고 실의에 빠졌던 클라크. 그는 44세의 나이로 1967년 우승한 로베르토 데 빈센조(아르헨티나)에 이어 브리티시오픈 사상 두 번째 최고령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클라크는 지난해 12월 미스 북아일랜드 출신의 앨리슨 캠벨과 약혼했다. 4라운드 전반에만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몰아친 미켈슨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았지만 클라크는 침착하게 자신의 경기에만 몰두했다. 파5인 7번 홀에서 비바람을 뚫고 이글을 수확, 미켈슨을 2타 차이로 따돌렸고 파3인 11번 홀에서는 교과서적인 벙커샷으로 기어이 파를 지켰다. 이 사이 미켈슨은 11, 13, 15, 16번 홀 보기로 무너지고 말았다. 클라크도 17, 18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지만 승부는 이미 기운 뒤였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달성한 클라크는 “북아일랜드에는 로리 매킬로이와 그레임 맥도웰이라는 환상적인 선수가 있다. 나는 그들 뒤에 자리한 평범한 중년 골퍼”라면서 “작은 나라에서 짧은 시간 내에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3명이나 나왔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북아일랜드는 지난해와 올해의 US오픈에서 맥도웰과 매킬로이가 차례로 우승했고 클라크가 브리티시오픈마저 ‘접수’하면서 최근 6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3차례나 우승자를 배출하는 경사를 누렸다. 이번 대회에서 공동 25위(7오버파 287타)에 그친 매킬로이는 트위터를 통해 “북아일랜드…세계의 골프 수도!!”라며 자국의 연속된 쾌거를 반겼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 4월 미켈슨의 마스터스 우승 뒤 6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 좌절이라는 고배를 들었다. 한편 한국(계) 선수 중에는 재미동포 앤서니 김(26ㆍ나이키골프)이 이븐파 280타로 공동 5위에 올랐고 양용은(39ㆍKB금융그룹)은 5오버파 285타로 공동 16위, 노승열(20ㆍ타이틀리스트)은 9오버파 289타로 공동 30위에 자리했다. 또 최경주(41ㆍSK텔레콤)는 11오버파 291타로 공동 44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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