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무제한 베팅’으로 유인 후‘먹튀’…불법 스포츠토토 적발

미국ㆍ중국 등 해외 서버로 각종 스포츠 경기 도박 펼쳐


무제한 베팅으로 도박꾼들을 현혹한 후 고액 배당자가 나오면 ‘먹튀’행각을 벌인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 운영자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단속을 피해 미국과 중국에 서버를 두고 100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올렸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희준 부장검사)는 미국에 서버를 둔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한 혐의(도박개장 등)로 사이트 운영자 강모(29)를 구속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은 자금세탁을 도운 조모씨(33)와 이모씨(30), 도박사이트 프로그램 개발자 최모씨(45)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2009년 6월부터 지난 7월까지 미국 댈러스와 중국 다롄에 각각 서버와 운영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며 139억원 상당의 사이버머니를 판매해 9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강씨 등은 대량문자메시지 발송사이트에서 91만여명의 휴대전화로 410만여건의 스팸문자를 보내 사이트를 홍보하고 회원을 모집했다. 그가 운영한 사이트는 주로 KBO(한국프로야구)와 KBL(한국프로농구) 등 국내 경기를 대상으로 하는 적법한 스포츠토토 사이트와 달리 MLB(미국프로야구), UEFA(유럽챔피언스리그) 등 전 세계의 스포츠 경기는 물론 스타크래프트 등 e-스포츠까지 대상으로 했다. 또한 법 테두리 안에서는 10만원까지인 베팅한도를 없애고 환급률 90%를 내세워 대박을 노리는 도박꾼을 유인했다. 그러나 강씨는 정작 고액 당첨자가 나올 경우 회원자격을 박탈하거나 사이트를 폐쇄해 배당을 피하는 ‘먹튀’전략을 펼쳐왔다. 이렇게 챙긴 수익금은 여러 개의 대포계좌에 넣었다가 수시로 소액·분할 이체를 해 다단계로 자금세탁을 했다. 검찰은 범죄 수익금을 전액 환수할 예정이다. 김희준 부장검사는 "기존에는 고스톱이나 포커 게임이 온라인 도박의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스포츠토토가 새롭게 뜨고 있다"며 "사이트 개설 비용이 적은 데다 승률과 베팅액이 무제한이라 도박꾼을 유인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포츠토토는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지난 2001년부터 사업권을 지닌 ㈜스포츠토토에서만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모방한 유사 게임은 모두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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