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맏언니의 부활'… 세리키즈들도 축하

박세리, 34개월만에 정상… LPGA 통산 25승<br>벨마이크로클래식 최종<br>하늘이 도운 4R 경기 취소, 연장선 환상 벙커샷으로 역전<br>태극낭자 5명 톱10… 신지애는 26위 세계랭킹 1위 수성



세번째 연장전이 벌어진 18번홀(파4). 두번째 연장전에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보기를 범하면서 먼저 탈락해 박세리(33)와 브리타니 린시컴(미국)만 남았다. 박세리는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에 빠뜨리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벙커에서 친 절묘한 두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를 살짝 지나 턱에 맞더니 그린 경사를 타고 굴러 3m 남짓한 곳에 멈춰 섰다. 린시컴의 두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사실상 승기를 잡은 박세리는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어렵게 파를 기록한 린시컴을 제쳤다. 신지애(22ㆍ미래에셋)를 비롯한 '세리키즈' 선수들이 '맏언니'를 둘러싸고 축하 샴페인 세례를 펼쳤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한국인 '개척자' 박세리가 2년10개월의 우승 가뭄을 끝내고 통산 25승째를 거둔 순간이었다. 박세리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RTJ골프트레일 매그놀리아 그로브 코스(파72ㆍ6,646야드)에서 열린 벨마이크로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에서 연장전 세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최악의 부진을 맛본 뒤 일궈낸 승리여서 더욱 값졌다. 지난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샷'의 투혼을 불사르며 첫 우승을 거둔 박세리는 2003년까지 6년간 LPGA투어에서 21승을 쌓았지만 이후 침체에 빠졌다. 2005년 상금랭킹 102위까지 처지는 등 슬럼프 조짐을 보였고 2006년과 2007년 1승씩 올렸으나 최근 다시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20세 안팎 '세리키즈'들의 득세 속에 '한물갔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섰다. 2007년 7월 제이미파오웬스 코닝클래식 제패 이후 거의 3년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으면서 다시 한번 날아오를 발판을 마련했다. 우승상금은 19만5,000달러. '연장불패'의 신화도 이어갔다. 통산 25승을 거둔 박세리는 그동안 6차례 연장 승부를 펼쳐 모두 승리로 이끌며 승부사 기질을 과시했다.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18홀 연장으로도 모자라 2개 홀을 더 치른 끝에 투어 첫 승을 따냈고 1999년 제이미파크로거클래식에서는 6명 연장전에서 승리하기도 하는 등 강심장의 면모를 드러냈다. 행운도 박세리의 편이었다.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13언더파 203타)를 형성한 박세리, 페테르센, 린시컴이 함께 4라운드 3번홀까지 치른 뒤 악천후 탓에 경기가 중단됐다. 이때까지 박세리가 보기 1개로 한 타를 잃었고 페테르센은 이븐파, 린시컴이 버디 1개를 잡아내며 단독선두로 올라 있었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밀려난 상황이었으나 4라운드가 아예 취소되는 행운을 누렸다. 세계랭킹 4위 페테르센이 우승했다면 1위 자리가 위협 받을 뻔했던 신지애도 '맏언니' 덕을 톡톡히 봤다. 신지애는 공동 26위(3언더파)에 올랐고 세계랭킹 2위 미야자토 아이(일본)는 공동 49위(이븐파)로 대회를 마쳤다.

관련기사



박민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