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건춘문이 동쪽에 있는 까닭은? " "궁궐도 미술과 마찬가지 아는 만큼 보여"

김학범 한경대 교수, '고(古)정원과 문화'강좌 경복궁 답사


“왕조의 3가지 기본 요건은 왕궁과 종묘 그리고 사직입니다. 경복궁은 조선의 가장 기본이 되는 법궁으로 조선의 건립정신이 살아있는 곳이지요. 그러나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전소된 후 270여년간 폐허로 남아있었습니다.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재건에 나섰지만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조선 총독부가 궁궐 앞에 세워지는 등 조선의 흥망성쇠를 기억하는 건축물이기도 합니다.”

21일 서울시교육청 강동도서관에서 열린 고전 인문학 강좌 ‘고(古)정원과 문화’의 답사를 위해 찾은 경복궁에서 김학범 한경대 교수는 강의실을 벗어나 궁궐에 스며있는 한국의 미학과 철학적 의미를 자세히 설명했다.


“ 동양의 우주 형성원리인 음양오행의 이론이 궁궐 곳곳에 숨어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궁궐을 바라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음양오행에서 동(봄), 서(가을), 남(여름), 북(겨울)이 각각 의미하는 계절이 있는데, 궁궐 전각의 대문도 여기에 맞춰서 이름을 지었습니다. 경복궁의 동문은 건춘문(建春門), 서쪽은 영추문(迎秋門), 남문은 광화문(光化門), 북쪽은 신무문(神武門) 입니다. 이같은 원리를 알고 본다면 전각의 대문에 춘(春)자가 들어있으면 영락없이 동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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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근정전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설명에 이어 강녕전과 교태전을 지나 경회루 등 경복궁의 주요 전각들과 주변 경관을 둘러보면서 우리 건축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이날 답사에 참석한 수강생 유건필씨는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2,000만이 넘어서는 시대가 곧 오는 데 우리 문화에 대해 더 공부해서 관련 창업을 준비하거나 자원봉사를 할 계획”이라며 “도서관에서 수준높은 강의를 하고 있어 우리 문화를 공부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古)정원과 문화’는 오는 28일 강동도서관에서 제 5강‘서울과 지방의 정원’을 마지막으로 시민 강좌를 마치게 된다.

김학범 교수는 “대학교 수준의 강의를 도서관으로 옮겨와 시민들이 다소 어려워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우리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다”며 “자라나는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답사 등을 통해 우리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다양하게 열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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