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위안화, 힘빠진 美달러 자리 대신하나

■ '1弗=6위안대' 초읽기<br>짐 로저스 예언… "경직된 환율제는 개선해야" <br>위안화로 무역결제·차관제공등 기축통화 발판


“미국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대체할 화폐는 위안화밖에 없다.” ‘1달러=6위안 시대’가 임박한 가운데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글로벌 투자자 짐 로저스는 8일 상하이(上海)증권보를 통해 중국 위안화가 미국달러의 패권을 대신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6위안 시대’는 이처럼 중국 위안화를 국제기축통화로 부상시키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달러보다 위안화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난 지 오래고 중국 내부에서도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내 경제전문가들은 ‘6위안대’ 개막을 기점으로 미국달러나 유로화와 마찬가지로 국제 기축통화로 발돋움할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국가에 차관을 제공할 때 위안화를 사용하는가 하면 북한 기업과의 무역거래에서 위안화로 결제하도록 중국 내 계좌개설을 인정하는 새 결제제도를 도입했다. 주변국을 위안화 영향권 아래 두려는 의도다. 위안화는 이미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공용통화로 통용되고 있으며 이 지역 화폐나 달러보다 인기가 더 높다. 그러나 위안화가 국제통화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경직된 환율제도의 개선이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로저스도 “위안화는 미국달러나 홍콩달러와 비교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대안 중 하나로 전세계의 외환 보유 통화가 될 것”이라면서도 “위안화가 완전히 자유화되기 전에 완전 변동환율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위안화 초강세로 ‘차이나머니’의 영향력이 급속하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들어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세계 4위의 석유화학업체인 프랑스 토탈(Total)의 지분 1.6%를 28억달러에 매입했고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비자카드 기업공개(IPO)에 1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영토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중국 2위 보험사인 핑안보험은 171억달러 증자 자금을 활용해 영국의 금융회사인 아비바와 푸르덴셜 등의 인수를 추진하고 국내 인프라 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국가개발투자공사도 “앞으로 해외 상품이나 외국 금융회사 지분에 주로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위안화 강세는 중국경제의 대외 영향력 확대를 의미하므로 보다 빠른 절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허판(何帆)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대외불균형 해소 등을 위해 위안화의 절상은 속도를 빨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은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중앙재경대학 중국은행업 연구센터 주임인 궈톈융(郭田勇) 교수는 “위안화 환율은 한걸음씩 움직여 균형점을 찾아가면서 기업들에 전환기를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경제파동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안화가 5대1 또는 4대1까지 절상될 경우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 시장에서 섬유ㆍ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의 대거 퇴출을 수반하는 대대적인 산업구조조정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우스젠(周世儉) 중국미국학위 상무이사는 “위안화 절상에 따른 생산비용 상승으로 노동집약적인 섬유ㆍ의류ㆍ완구ㆍ가구 업종들이 대폭적인 이윤 축소로 엄청난 충격에 휩싸일 것”이라고 말했다. 차오신위(曹新宇) 중국방직품수출업협회 부회장은 “일부 연해 지역 기업들의 생산기지 이전이 가시화해 현재 캄보디아에 진출한 중국 방직업체는 400개에 달하고 방글라데시에는 100개의 기업이 이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은 우리나라 수출기업에는 호재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환율 문제로 어려움이 컸지만 올해는 위안화 강세에 원화 약세가 겹쳐 수출환경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향후 위안화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절상 가속화 전망이 우세하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올해 위안화 평가절상 전망치를 당초의 9%에서 15%로 높여 올해 말 위안화 환율이 6.35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리셴둬(李憲鐸) 중국재경대학 교수는 “위안화는 7위안대 하향 돌파 이후 절상속도가 완만해져 6.7위안과 6.8위안 사이에서 강력한 저항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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