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사수를 분명히 했다. 탈당에 대해서는 “기정사실화 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하야 가능성에 대해 ‘노’를 선언한지 하룻만에 탈당에 대해서도 유보적 입장으로 돌아선 셈이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우리당 내 통합논의에 대한 반대의사를 정면으로 나타낸 것으로 당ㆍ청간 전면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노 대통령이 30일 열린우리당 사수에 대한 발언을 꺼낸 것은 ‘탈당 가능성 시사, 임기 중단 언급’ 이후 이틀 만이었다. “나는 열린우리당을 지키겠다”고 방점을 찍었다.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한 자리였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를 꼼꼼히 정리해 기자들에게 알렸다.
윤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28일 노 대통령의 발언이후 언론들이 노 대통령의 탈당을 기정사실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탈당하는 4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이날 오전 노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밝힌 입장을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말이 신당이지, 지역당을 만들자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신당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당적을 갖는 것이 당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탈당하는 것이 당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당을 지키겠다”고 당 사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90년 3당 합당 때에도, 95년 통합민주당의 분당(새정치국민회의) 때에도 지역당을 반대했다”며 “지역당 시대를 청산하기 위해 열린우리당 창당을 지지했다. 다시 지역당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끝으로 “지역당으로는 어떤 시대적 명분도 실리도 없다. 나는 열린우리당을 지킬 것”이라면서 “이만한 정치발전도 소중히 지켜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대통령의 이 같은 정면돌파 선언으로 하야 및 당적포기 시사로 절정에 올랐던 당ㆍ청간의 갈등 기류는 한층 심해지게 됐고 당ㆍ청간 전면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통령의 이와 같은 뜻은 향후 전당대회 등에서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힘을 모을 수도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윤 대변인은 “대통령의 이 같은 말씀에 대해 (참모가) 해석을 붙이기는 어렵다”고 답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