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0월2일] 반월공단


1976년 10월2일, 수도권 신공업도시 계획이 발표됐다. 대상지는 경기도 화성군 반월면 1,275만평. 공사비로 5년간 4,105억원을 잡았다. 신도시 건설 목적은 크게 두 가지. 인구 분산과 서울시내 환경오염업체의 이전을 위해서다. 수도권 계획 위성도시로서는 첫 케이스인 반월신도시는 처음부터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서울 달동네 철거민들을 무작정 이주시킨 성남신도시가 완전 실패한 직후여서 정부는 인프라 구축에 더욱 신경을 기울였다. 정부보다 먼저 움직인 것은 시장. 김재규 건설부 장관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저녁부터 부동산 투기꾼들이 반월로 찾아 들었다. 투자대상 지역은 정부가 전면 매입, 투기 차익을 얻을 수 없는 구조인데도 투기꾼들은 한 몫 챙길 수 있었다. 처음 계획보다 도시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시화호 오염 같은 환경문제에도 당초 20만명의 잡았던 반월공단 배후 도시, 안산시의 인구는 70만명선에 이른다. 인구 유입세 전국 2위로 인근 고잔까지 아파트의 숲으로 바뀌고 있다. 공단도 커졌다. 착공 10년 만에 반월공단이 포화상태에 다다르자 시화공단까지 생겼다. 업종 구성도 초기의 중소 피혁ㆍ금속업체 등 공해유발형에서 기계, 전기ㆍ전자 등 첨단산업형으로 바뀌고 있다. 양 공단의 고용만 17만명 수준. 올 상반기 중 생산액은 21조4,166억원, 수출액이 35억3,500만달러에 이른다. 계획보다 수배~수십배의 성장을 이룬 셈이다. 수십배 성장한 반월공단보다 더 커진 게 있다. 땅과 아파트 가격이다. 공장주보다 부동산업자가 더 많이 버는 구조 속에 성장이 실감나지 않는다. 서울은 더 하다. 30년 전 서울에서 가장 비싼 지역의 45평형 아파트 가격이 1,600만원. 요즘 호가는 20억원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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