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구속 소식에 한화 그룹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한화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 보다는 심리적인 위축이 커 오너 리스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한화는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59%(800원) 하락한 3만100원에 거래를 마쳐 최근 두 달새 하루 하락폭이 가장 컸다. 최근 닷새 연속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전환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또 한화케미칼도 0.46% 하락하며 약세로 돌아섰고 한화생명 역시 0.87% 빠졌다.
한화 그룹주들의 동반 약세는 김 회장이 법정 구속됨에 따라 추진중인 사업들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12부(서경환 부장판사)는 회사에 수 천억원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ㆍ배임)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억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건설의 8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는 수주는 이미 완료된 상황”이라며 “향후 추가적인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회장 구속으로 이미 진행중인 계약이 중도에 백지화되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한화 그룹주들의 주가는 성장성보다는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회장 구속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경영은 가능하고 또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배로 가격 메리트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찰에서 9년 구형했던 것이 4년으로 줄어들었다는 점과앞으로 2심과 3심에서 형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이번 김 회장 구속 결정이 한화그룹 관련 주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ING생명 동남아 법인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은 맞지만 이미 연내에 완료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었고 동양생명 인수 도 교착 상태에 빠져 있어 회장의 구속이 인수합병과 관련한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