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분단·산업화 등 통해 한국정치 분석

■ 한국의 정치변동 -김영명 지음 , 을유문화사 펴냄


권위주의 시대에 비해서는 덜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정치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분야다. 2002년 노무현 정부의 집권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사회 각 분야의 많은 파장과 변화로 이어진 것처럼 한번의 정권교체 만으로도 큰 사회변동을 몰고 올 수 있는 것이 바로 정치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사회의 변화를 정치변동의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은 매우 긴요한 일이다. 이 흐름만 봐도 50년 한국 현대사와 그 안에 숨은 구조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치변동’은 이러한 목적 의식 하에 한국정치사를 살펴나간 책이다. 그동안 한국정치사를 다뤄온 수많은 책들이 구조주의나 네오 맑시즘 등 서구의 정치적 사상에서 그 분석틀을 빌어온 데에 비해 저자는 서두부터 자신이 규정한 세가지 기준인 ‘분단’ ‘산업화’ ‘힘겨룸’을 제시한다. 이 요인들이 우리 정치사 장면 장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피는 것이 저자의 주요 관심사다. 책은 이를 중심으로 이승만 정권 이후부터 노무현 정부의 출범에 이르는 시기를 빠르게 훑는다. 그리고 이를 통해 권위주의에서 궁극적인 민주화로 나아갔던 한국정치사를 이해하고자 시도한다. 또한 책은 권위주의와 민주주의의 교차라는 한가지 흐름뿐 아니라 일인지배 체제의 성립과 그 해소라는 또 다른 변동의 흐름도 살피면서 한국정치사의 거시적 면모를 보기 위해 시도한다. 저자가 제시한 ‘분단’ ‘산업화‘ ‘힘겨룸’이라는 기준은 독자들로서도 받아들이기 편한 개념이다. 학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언제나 피부로 느끼며 조금씩은 고민해본 부분이기 때문. 책이 설명하는 정치적 변동과 그에 따른 사회적 변화는 정치학적 소양이 많지 않은 사람도 쉽게 따라잡을 수 있다. 덕분에 저자가 이끌어주는 대로 한국 정치의 면면을 따라가다 보면 과거 50년의 모습뿐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50년을 머리 속에 떠올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