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인천 남항에 문을 열 예정인 'E1 컨테이너터미널'이 기항 선사를 하나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고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천항 수출입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가량 급격히 줄어드는 등 불황여파가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12일 인천항만공사와 E1 컨테이너터미널㈜ 등에 따르면 E1 터미널은 현재 국내외 선사 3~4곳과 컨테이너선 정기 기항 여부를 협의 중이지만 아직 정식 계약을 맺은 업체가 전혀 없는 상태다.
E1 터미널은 지난 2007년 2월 착공, 현재 항로 준설 작업을 진행 중이며 97%의 준공률을 보이고 있다.
공사는 거의 마무리됐지만 터미널 개장 시기는 지난 1월에서 2월, 2월에서 오는3월 둘째 주로 계속 미뤄진 상태다.
개장을 앞둔 E1 터미널측은 싱가포르 국적 선사인 PIL(Pacific International Line)이 운영하는 한국~중국~동남아 정기 컨테이너선 항로를 유치, '개시 선박'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PIL이 같은 국적 항만운영사인 PSA와 계약을 맺기로 결정하는 바람에 E1터미널은 이 항로를 PSA가 운영하는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에 넘겨줬다.
E1 컨테이너터미널㈜ 신승열 운영팀장은 "인천항 물동량이 급감한 데다 항로 운영을 중단하는 선사도 늘고 있어 터미널에 정기 기항할 신규 선사를 유치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국내 선사들도 우리 국적의 터미널을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존의 컨테이너 터미널들이 개장을 앞둔 터미널에 배를 밀어주며 개장을 축하하는 전통이 있었다는데 경제한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항에선 꿈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E1터미널은 SK가스와 함께 국내 양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업체 중 하나인 ㈜E1이 자사 LPG인수기지를 이전한 뒤 빈 터에 모두 710억원을 들여 건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