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韓銀 작년 적자 2조원 육박 '사상최대'

환율방어 비용 6조1천억원…올해도 대규모 적자 전망

지난해 국내 은행권이 사상최고의 실적을 거둔것과는 대조적으로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2조원에 이르는 사상최대 적자를 기록한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과는 달리 한은의 경우 환율안정과 물가안정 등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자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적정 수준의 회계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6일 "지난해 적자 규모가 1조8천700억원으로 당초 예상치인 1조5천억원을 훨씬 상회하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로써 지난 2004년에 이어 2년 연속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최근 마무리된 회계결산 결과 한은은 지난해 외화자산 운용 등을 통해 7조4천800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나, 통화안정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 외국환평형기금 예치에따른 이자 등으로 9조3천6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말 통안증권 발행잔액이 전년말보다 12조4천억원이나 늘어난 155조2천억원에 달하면서 이에 따른 이자만 6조1천400억원에 달해 적자의 주요인이 됐다. 이같이 통안증권 발행이 급증한 것은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외환당국이 달러를대거 매입하면서 이 과정에서 풀려나간 통화를 흡수하는 수단으로 통안증권 발행을계속 늘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수출호조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져 달러화가 계속국내로 유입된 있는 것도 궁극적으로 한은의 적자확대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지난 80년대에는 6년에 걸쳐 적자를 낸 적도 있으나 90년대 들어서는 93년과 94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흑자를 냈으며, 특히 97년 이후 2003년까지는 매년 조단위의 순익을 올린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1천500억원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사상최대의 적자를 기록함으로써 내부 적립금이 지난 2003년말 5조8천500억원에서 2년만에 3조8천300억원으로 급감했다. 한은은 이익이 나면 세후 당기순익의 10%를 적립해 적자에 대비하는데, 올해도1조8천억원 가량의 적자가 예상돼 몇년내에 적립금이 소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 관계자는 "현행 한은법상 적립금이 바닥나면 정부에서 보전을 해 주도록돼있다"며 "그러나 제때 보전이 안되면 자본금이 마이너스가 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책목표를 무시하고 무조건 적자를 줄이면 국가경제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중앙은행의 자본금이 마이너스가 되면대외신인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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