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락은 정부의 잘못된 주택정책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보금자리 주택을 과잉 공급한 것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2012년 3ㆍ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분석과 정책현안' 보고서에서 수도권 2기 신도시개발은 2018년까지의 수요를 모두 반영한 것인데 추가로 보금자리 주택공급이 실시되면서 수도권 주택이 과잉 공급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기도 김포ㆍ고양ㆍ파주ㆍ용인은 수도권 주택경기가 정점에 달한 2007년 이후 신규 분양물량이 크게 늘었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최근 5년 공급물량의 70~80%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이들 지역 일대에는 공공주택이나 보금자리 보급 계획이 많다. 김포 한강지구 일대에는 5만9,000가구, 인천검단지구에는 9만2,000가구의 계획이 잡혔던 상태다. 고양에서는 보금자리주택 부지가 삼송ㆍ원흥ㆍ향동에 지정됐다. 파주 운정에도 7만8,000가구, 용인에는 광교와 동탄2지구에 11만3,000가구가 들어선다.
이들 지역에서는 2008년부터 올해 9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용인(가격변동폭 -21.1%)이 가장 떨어진 폭이 컸고 파주(〃 -16.8%), 고양(〃 -16.7%), 김포(〃-16.1%)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22.9% 하락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과천이었다. 다만 과천의 미분양 주택은 없었던 반면 용인에서는 5,628가구, 김포에서는 3,327가구, 고양에서는 3,253가구, 파주에서는 2,339가구의 아파트가 팔리지 않은 채 남았다. 미분양주택 적체에 따라 수도권의 집단대출 연체율도 영향을 받았다. 해당 연체율은 수도권 전체로 보면 2.98%인 데 비해 고양(6.12%), 용인(4.98%), 파주(4.02%)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들 4개 지역은 서울에서 30~40㎞에 위치해 수도권 1기 신도시보다 먼데 최근에는 원거리 출근을 꺼려하는 경향이 짙다"며 "주택보급률이 100%에 근접했거나 넘어섰는데도 신도시 개발, 보금자리주택 사업으로 추가로 주택이 공급되고 있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금자리주택을 포함한 수도권 내 공공 주택개발사업의 사업시기와 물량을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역교통망과 생활기반시설도 조기에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때 미분양정책을 펴면서 수도권을 역차별한 것도 지금 문제가 생긴 원인"이라며 "거시경제 회복이 필요하지만 정부정책 조정과 기반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