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말 산업 육성계획 마련 시급하다


정부에서는 지난해 말(馬) 산업 육성법을 제정했다. 말 산업을 일종의 축산업 발전을 위한 블루칩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이다.

지난해 법 제정을 시작으로 정부에서는 5년마다 말 산업 육성에 관한 종합계획 수립을 의무화할 방침이라 말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국내 말 산업은 현재 사육농가가 1,900호에 3만두를 사육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로 치면 2조8,000억원에 달한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국민소득 2만달러를 돌파하는 단계에서 승마 산업이 급속히 발전한 사례가 있다.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한국의 사정을 감안하면 승마 산업의 활성화를 기대해 볼만한 이유다. 하지만 기존의 경마 사업 발전 계획뿐 아니라 승마 사업 육성 계획 역시 축산업의 관점에서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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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승용마를 사육하기 위한 마사시설에 대한 표준 설계도조차 없다. 일반 가축용 축사는 이미 각 축종별 표준 설계도가 있어 행정절차 간소화는 물론 비용 절감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승용마를 구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일반 가축과 달리 말은 거래시장이 없어 거래 가격은 물론 구입 말의 능력ㆍ혈통, 심지어 나이 같은 자료를 기준으로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 승용마의 개량과 번식에 관한 사항도 일반 가축과 비교했을 때 허술한 부분이 많다. 현행 축산법에 따라 모든 가축은 일정 기간별 개량 목표를 설정, 심사방법이나 검정을 통해 개량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말의 경우 경주용 서러브레드종 외에 승용마에 대한 개량 목표, 심사방법, 유전자원 도입 기준은 전무하다.

축산농가를 위한 제도적 정비도 시급하다. 현행 지목상 목장용지에 승마장을 설치하는 경우 상당한 전용 분담금을 내야 한다. 수많은 축산농가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한ㆍ유럽연합(EU) FTA 이후 대안 축종으로 말 사육을 고려하고 있다. 더군다나 말 산업은 구제역과도 무관해 각종 질병으로부터 안전하게 사육 및 수익 창출이 가능한 대안 축산 경영이다.

국가적으로 말 산업의 가능성에 눈을 떠 관련 법안 마련에 나섰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아무쪼록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디는 한국의 말 산업이 탄탄한 준비를 통해 축산업과 국가 경제 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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