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똑같은 상대를 만나다

제1보(1∼14)



제12회 삼성화재배 결승3번기 제1국 ○ 이세돌 9단 ● 박영훈 9단 (2008년 1월21일 서울) GS칼텍스배와 우승상금 5천만원은 박영훈에게 돌아갔다. 결승5번기의 제1,제2국을 이겨 기염을 토했던 이세돌은 2년 연하인 박영훈이 우승상금을 받은 후에 다소 멋쩍은 얼굴로 걸어 나와 준우승상금 1천2백만원을 받았다. 해가 바뀌어 2008년이 밝아왔다. 2007년의 마지막 승부를 패배로 마감한 이세돌은 2008년의 첫 승부를 똑같은 상대인 박영훈과 벌이게 되었다. 삼성화재배 결승3번기. 우승상금은 2억원이고 준우승상금은 5천만원이었다. 삼성화재배는 독특한 운영 방식으로 기전 문화를 주도해 왔다. 2000년도부터 실시해온 자비출전제와 오픈방식은 처음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 이전까지는 외국 선수의 경우에 항공료와 체재비 전부를 주최측이 부담했는데 2000년부터는 예선 출전자는 자비로 모든 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오픈방식의 핵심은 아마추어에게도 참가가 허용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8년이 되도록 아마추어가 본선에 오르는 진풍경은 한 차례도 연출되지 않았다. 제12회부터 다시 한가지 '운영의 묘'가 추가되었다. 본선 제1회전에 한하여 지명제가 실시된 것이었다. 본선에는 전년도 시드조 16명과 예선통과자 16명이 참가하게 되는데 예선을 통해 올라온 기사가 시드조 16명 가운데서 자기의 대국상대를 골라잡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중세 영국의 결투제도를 연상케 하는 이 방식은 색다른 재미를 더해 주었다. 이세돌의 백번. 박영훈은 흑번이 될 경우의 포석구상을 미리 해두었는지 거침없이 흑1 이하 7을 늘어놓았다. 이세돌 역시 거의 시간을 쓰지 않고 백8로 협공했다. 사이버오로의 오늘 해설자는 목진석9단. "GS칼텍스배 제1국에서는 이세돌이 3선에 협공하더니 이번에는 4선이군요."(목진석) 3선에 협공하여 참고도의 백11까지로 두어졌던 그림이 소개되었다. 그 바둑은 이세돌이 불계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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