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강남의 현대자동차 지점에서 만난 한 영업사원은 "예년 1월에 비해 차가 너무 안 팔린다"며 이같이 푸념했다.
자동차 영업 현장에서는 차가 안 팔리는 이유가 경기하강 추세가 깊어진 데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완성차 5사의 판매는 이미 지난해 10~11월부터 어려워지기 시작해 지난해 12월에는 거의 10%씩 차값을 할인해 연말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과는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새해 1월은 지난해 말에 비해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영업점 현황을 점검한 결과 대부분 지점이 1월 내내 썰렁했다고 보고해왔다"면서 "지난해 1월에 비교하면 더욱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자동차 내수 판매는 12만1,005대로 지난 2010년 12월보다 11.9%나 감소하는 등 최악의 실적을 나타냈다. 그런데 올 1월은 지난해 1월보다도 후퇴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 1월은 경기도 경기지만 설 연휴가 끼여 영업일수 자체가 적고 지난해 12월 총력 마케팅을 펼친 뒤라 수요도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을 때는 설을 앞두고 '귀향 과시용 특수'도 있었지만 올해는 그런 것을 기대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자업계는 지난해 4ㆍ4분기에 부쩍 늘어난 TV 판매가 1월 들어 주춤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4ㆍ4분기에는 크리스마스 등 이벤트가 몰려 있어 TV 판매가 늘어나고 1월에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판매가 감소한다. 그렇지만 올해 1월은 판매 감소가 예년 수준에 그치는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들의 소비가 구조적으로 감소한 것인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2월과 3월에 신제품이 출시돼 1월에는 보통 TV 등 가전 판매가 감소한다"며 "아직 1월 중순이라 전체적인 판매 데이터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판매 감소 현상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형가전 판매 상점의 경우 1월의 판매량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가전 판매상의 한 관계자는 "TV 등 가전 판매는 교체 수요와 함께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 현상이 맞물리면서 늘어나게 된다"며 "올 1월은 신제품도 아직 나오지 않은데다 교체 수요마저 뜸해 1월 판매량이 어느 수준에 그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