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체니 미국 부통령, 사우디 방문…원유 증산 이끌어낼지 주목

압둘라국왕과 4시간 30분간 비공개 만남<br>에너지시장 중장기적 관리 필요성엔 공감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을 막기 위해 증산을 할 것을 요구했다. 체니 부통령의 요구는 두달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요청에 이은 것으로, 사우디가 미국의 전방위적인 증산 압력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주목된다. 23일 블룸버그통신은 체니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각) 사우디를 방문해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국왕을 접견하고, 치솟는 유가에 대한 대책 및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사우디는 원유 등 에너지시장 전반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면서 이에 대한 중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니 측 대변인은 “자세한 내용은 밝힐수 없지만 (원유) 시장의 안정을 꾀하도록 양국이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은 압둘라 국왕의 개인 농장이 있는 사우디 리야드시 외곽에서 4시간 반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체니 부통령과 사우디 국왕의 만남은 국제유가가 얼마전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는 등 에너지상품시장의 폭등세로 글로벌 원자재 대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체니 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수장격이자 세계 원유공급을 좌지우지하는 사우디의 국왕을 직접 대면했다는 것은 주요 석유소비국인 미국이 원유수급 불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단 분석이다. 지난 1월 부시 대통령이 사우디를 앞서 방문했을 때 OPEC측에 원유증산을 촉구했지만 지난 3월초 OPEC은 정례회의를 통해 오히려 원유생산량 현상유지를 발표함에 따라 국제유가 시장의 투기수요를 자극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따라서 이번 체니 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미국이 다시한번 중동 산유국측으로부터 원유증산책을 끌어내려는 측면이 강하다. 체니 부통령은 이와 관련 “생산량 동결과 달러화 약세, 늘어나는 원유수요가 에너지 시장에 상당한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한 바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1년간 무려 77%나 뛰었다. 한편 이날 차킵 켈릴 OPEC회장 겸 알제리 에너지ㆍ광물장관은 올 한해 유가가 배럴당 80~110달러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알제리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전망하면서 “OPEC은 석유소비국들의 강한 증산 압력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고유가를 촉발하는 원인은 OPEC의 생산동결이 아닌 이들 소비국의 수요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유가상승의 또 다른 배경은 미국 경기침체와 달러화의 추락세에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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