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사회 첫발 내딛는 젊은이들에게

영화 ‘드림걸즈’는 제니퍼 허드슨이라는 무명 배우를 발견해 첫 영화에서 아카데미 조연상을 받게 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81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치면 27살로 이제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발을 들이거나 2~3년의 직장생활 경력을 가질 수 있는 나이다. 허드슨은 드림걸즈의 ‘에피 화이터’역 오디션에서 78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조연 자리를 차지했다. 우리는 비욘세의 섹시한 외모보다 허드슨의 가창력과 연기에 더욱 전율한다. 시상식에서 그녀는 예뻤고, 당당했고, 멋져 보였다. 그리고 감동스러웠다. 허드슨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 전의 모습을 우리는 잘 모른다. 그러나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짐작은 할 수 있다. 흑인인데다 뚱뚱하고 얼굴도 예쁘지 않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노래’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우라는 다른 길로 안내될 수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졸업식을 한 2월, 기쁜 마음으로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사회는 수많은 대학졸업자들을 좀처럼 쉽게 받아주지 않는 듯하다. ‘힘을 내라’ ‘좀더 기다려보자’라는 위로의 말은 이미 그들에게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힘을 내야 하고 세상을 향해 당당히 걸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 사회에 나가서 무슨 일이 하고 싶은지, 그 일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가 돼 있는지, 혹시 이상이 너무 높지는 않은지, 이력서를 내다가 지쳐 필요 이상으로 주눅들어 있지는 않은지 등을 말이다. 이상이 높았다면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고 의욕을 잃었다면 다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취업을 하겠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명확히 정하고 그것을 위해 어떤 과정을 밟아나갈지를 생각해보자. 준비하고 실천하는 시간을 보내면 허드슨처럼 세계가 인정하는 뮤지컬 배우는 될 수 없을지 몰라도 그녀처럼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순간들은 예상외로 많다. 내 인생의 주연배우는 나 자신이다. 주연배우가 항상 잘나가는 법은 없지만 힘든 일도 좋은 일도 긴 인생의 한 과정일 뿐이라고 여기며 노력하면 된다. 만물이 소생하는 3월은 유독 설렘이 가득한 달이다. 지쳐 있는 젊은 그들이 3월의 설렘을 기억하며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세상을 향해 당당히 걸어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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