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겨울, 특히 눈이 내리는 시기는 야생동물의 수난 시절이다. 몸에 좋다는 이야기만 나오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내 삶의 환경을 파괴하더라도 “우선 먹기는 곶감이 좋다”는 식으로 건강식을 찾아 전국 곳곳에 건강원이 생겨나고 이를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왜 건강을 식품에서 찾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것은 왜일까. 건강은 제때 정량의 식사와 적당한 운동, 건전한 사고를 가진다면 저절로 따라오는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는 것으로 건강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게으름, 또는 무책임의 소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몸에 좋다는 음식, 약품만으로는 건강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생활 수준도 향상돼 보건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 그리하여 국민들의 평균 수명도 지난 2004년 기준으로 77세까지 높아졌다고 한다. 세계 최장수국인 일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분명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국민의 건강 수명은 67.8세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결국 늘어나는 평균 수명의 이면에는 10년 가까운 시간을 건강하지 못하고 질병에 시달린다는 셈이다.
모든 물건은 시간이 지나면 낡고 모습이 변하며 기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하물며 사람은 오죽하랴. 그러나 우리의 노력, 문명의 발달과 질병의 원인 규명 등으로 인해 병마가 퇴치되고 있기는 하나 인간의 행동이 오히려 건강을 파괴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면 이것은 아이러니가 아닐까. 편리를 위해 만든 자동차가 배기가스를 분출하고 휴대폰이 전자파를 발생한다든가 하는 일이 그러하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토지공사는 주택 및 산업단지개발, 행복도시 건설, 혁신도시 건설 등 한정된 토지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기존 환경을 파괴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토지공사는 지금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는 했지만 두꺼비공원, 자연습지 보전, 생태공원 조성 등 자연환경을 최대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문명의 이기(利器)가 결국 사람에게 유해한 해기(害器)로 돌변하듯 개발이 환경을 파괴해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성경에 보면 인류 초기 사람들의 수명은 거의 천년에 가깝다는 기록이 있다. 사람이 자연과 대화하고 자연 속에서 자연의 일부로서 온전히 하나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도 의학적으로는 120세까지는 살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얼마나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가이다. 내 행동이 결과적으로 더 큰 비용을 수반하거나 내가 속한 사회 및 후손에 부담을 준다면 그 유익이 무엇이겠는가. 우리 속담에서 말하듯이 ‘도끼로 내 발등을 찍는 일’을 피하고 싶은 것이 국토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사장으로서의 솔직한 심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