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산업안전이 국격이다


최근 일본 경제 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에는 이케다 니혼쇼쿠바이(일본촉매) 사장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이케다 사장은 지난해 10월 있었던 공장 폭발 사고 원인에 대해 "방심과 노하우 계승 단절에 다른 인재(人災)"라고 밝혀 일본 사회에 충격을 줬다.

니혼쇼쿠바이는 기저귀 등에 들어가는 고흡수성수지(SAP)를 연간 62만톤 생산하는 세계 최대 공급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46만톤 규모 효고현 히메지 공장에서 폭발사고 일어나 소방대원 1명이 사망하고 소방관, 경찰관, 회사 임직원 등 36명이 부상했다. 그간 사고 원인은 '설비 노후'로 알려져 있었다. 이 공장은 사고 이후 해당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가동 중지 명령이 풀리지 않아 아직까지 멈춰서 있다.


이케다 사장이 이 사고를 인재라고 한 이유는 대략 세 가지다. 첫째는 고학력자를 생산현장이 아닌 연구소에만 배치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채용한 신입 기술자는 대부분 대학원 졸업 이상 학력을 지녔고 모두가 현장 업무를 3D라며 기피하고 연구소에서 근무하기를 원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연구소에서는 당연하게 인식하는 위험성이 생산 현장에 공유되지 않았다. 소통의 단절이 생긴 것이다.

둘째는 방심이다. 지난 30년간 그 어떤 사고도 없었다는 자만이 사고를 불렀다. 이케다 사장은 "옛날 공장이라고는 하지만 매년 50억엔의 유지보수비를 들여 관리하기에 처음부터 사용하던 부품은 공장에 하나도 없으니 설비 노후화가 사고 원인이라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셋째는 노하우 계승이 단절됐다. 이번에 폭발한 탱크는 1985년에 설치한 것이다. 경험이 축적된 고참 오퍼레이터는 무엇이 위험한지 잘 알고 있으나 세대가 바뀜에 따라 지식과 경험을 충분히 지닌 직원이 드물어졌다. 과거의 노하우가 세대를 뛰어넘어 계승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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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함께 산업안전의 최고 선진국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최근 이 같은 일이 연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는 기계가 아닌 사람에게 있었다.

최근 한국의 산업현장에서도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최근 만난 한 화학업계 최고경영자(CEO)는 "안전의 기초는 인간존중"이라고 말했다. 사람을 대우하면 노동의 질이 높아져 사고가 줄고 이는 곧 국격으로 연결된다는 지적이었다. 새겨들을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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