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지연되면서 한국산 자동차의 대(對)칠레 수출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 자동차의 대칠레 수출은 지난 96년 4만5,316대에 달했으나 이후 해마다 급감, 지난해에는 2만3,299대에 그쳤다. 특히 97년에는 수출규모가 4만3,533대로 소폭 감소했으나 한ㆍ칠레 FTA 협상`이 시작된 98년 2만6,300대 수준으로 곤두박질 친 이후 타결지연과 맞물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로써 칠레 자동차 내수시장내 한국산 자동차 점유율은 96~97년 40% 안팎에서 지난 해에는 18%대로 내려앉았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96년 대칠레 수출대수는 1만9,194대였으나 지난해에는 1만1,614대로 40% 가량 줄었고 2002년에는 7,600대 수준까지 뒷걸음치기도 했다. 현대차는 2002년 칠레 수출이 극심한 부진을 보이자 현지 딜러망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 지난해 1만대를 간신히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도 96~97년 대칠레 수출이 1만대를 웃돌았으나 최근 몇 년간은 6,000~7,000대 수준으로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하고 있는 GM대우차의 대칠레 수출 역시 옛 대우차 시절이던 96년에는 1만2,125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지난해에는 3,118대로 후퇴했다.
이처럼 한국자동차의 칠레 수출이 급감한 것은 칠레와 FTA를 맺은 프랑스나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이 관세(6%)철폐를 계기로 시장점유율을 크게 늘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 수출금액 가운데 칠레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대 미만이지만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큰 곳”이라며 “조속한 시 일내에 한ㆍ칠레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