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최철한, 먼저 이기다

제12보(201~227)


흑3으로 이으면서 최철한은 승리를 확인했다고 한다. 창하오가 6으로 막고 최철한이 7로 넘어간 시점에서는 이미 차이가 많이 벌어졌다. “반면으로 15집 차이야. 백이 언제 던지느냐만 남았어.” 서봉수9단이 이렇게 단언했지만 창하오는 던지지 않고 계속 두어나갔다. 검토실에서는 다시 창하오의 표정이 화제가 되었다. “울고 있는 얼굴이야.” “정말 안됐군.” “다 이겼던 바둑인데….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일 거야.” 사이버오로에서 서봉수의 해설을 워드로 치는 일을 맡았던 시인 박해진은 대국이 끝나자 필자와 함께 저녁식사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그가 말했다. “내가 보기에도 우는 얼굴이었다. 무척 괴기하게 보였다. 처음에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는 무시무시했다. 생사의 경계를 왔다갔다하는 중환자 같기도 했다.” 흑27을 보고서야 비로소 창하오는 돌을 던졌다. 계속해서 둔다면 참고도의 백1 이하 흑4까지인데 아무런 약점도 없는 완생형이다. 최철한은 제한시간을 모두 써서 벌점 2점의 선고를 받았지만 첫판을 불계로 이겨 갈채를 받았다. 남편 창하오가 돌을 던지는 그 순간 창하오의 부인 장쉔8단은 검토실 한구석에서 말없이 우롱차를 마시고 있었다. 227수끝 흑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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