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이 리사이클 분야의 ‘포스코ㆍ니폰스틸 RHF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은 양사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한단계 더 발전시킨 ‘철의 동맹’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양사의 자본제휴와 인적교류는 있었으나 자본을 공동 투자해 생산시설을 만들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전략적 제휴관계를 더 강화했을 뿐 아니라 제휴범위를 ‘환경경영’에까지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RHF는 제철공정에서 발생하는 철 찌꺼기, 먼지 등 부산물을 회수해 원료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설비다. 부산물에 철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도 지금까지는 거의 버렸다. 이를 재활용함으로써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비하고 철강산업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으로서는 국제철강협회 회장으로 환경경영에 솔선수범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
아르셀로 미탈 등 대형 철강사의 등장으로 철강업계는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시대가 됐다. 철강사마다 손을 잡고 몸집 부풀리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다. 신일철이 포스코의 지분 5%, 포스코가 신일철의 지분 2.17%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이번에 신일철이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환경기술을 포스코에 서슴지 않고 제공한 것도 독불장군식 경영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전략적 제휴와 환경경영은 철강회사의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포스코나 신일철도 아르셀로 미탈 외에 중국 철강회사의 급속한 성장과 철강산업이 대표적인 이산화탄소 배출산업이라는 점에서 기후변화 협약에 대한 대응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공동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에 양사가 자본제휴를 넘어 환경경영에까지 협력범위를 확대한 것은 이런 문제에 공동 대응하는 제휴의 모델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양사의 제휴관계가 더욱 다방면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원재료 구매, 기술 및 가격 경쟁력 향상 등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는 얼마든지 있다. 이번 공동법인 설립이 양사의 제휴관계를 더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