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등 기초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반적인 수출물가가 급상승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인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출물가만 하락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적인 IT 경기 둔화 속에 해외시장에서 해당 IT 품목들의 가격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앞으로 수출경기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공산품의 수출물가(원화 기준 수출계약가격)는 전월보다 1.4% 상승했으며 이 가운데 석유화학ㆍ고무제품은 5.1%, 금속 1차제품은 1.3% 올랐다. 승용차 등 운송장비제품은 0.5%, 섬유ㆍ의복ㆍ가죽제품은 0.2% 상승했다.
그러나 영상ㆍ음향ㆍ통신장비제품은 수출물가가 0.9%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영상ㆍ음향ㆍ통신장비제품 가운데 플래시메모리 수출물가가 3.9% 하락했으며 액정표시장치는 3.8%, D램도 2.1% 내렸다. 이밖에 브라운관 1.0%, 무선전화기가 0.6%의 하락률을 보였다. 컴퓨터도 전달보다 수출물가가 1.4% 하락했으며 모니터는 2.2%, 보조기억장치도 0.7% 내렸다.
특히 D램과 플래시메모리는 5~6월에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는데 D램의 경우 5월과 6월 중 각각 전월 대비 4.5%, 3.7% 내렸으며 플래시메모리는 2.5%, 13.2%의 하락률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IT품목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한달 사이에 2% 이상 떨어지는 것은 해외시장에서 이들 품목의 수요둔화와 재고과잉에 따른 가격하락 압박이 심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