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부시 재선후 2주일

국제부 이재용 기자 jylee@sed.co.kr

국제부 이재용 기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후 2주일이 흘렀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 부시 재선 후 2주일은 마치 2년처럼 느껴지고 있다. 부시 재선 후 국제 정세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재선이 확정된 지 불과 4일 만에 기다렸다는 듯 이라크 저항세력의 거점인 팔루자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다. 그 결과 미군은 팔루자 시내를 완전히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미군 38명과 저항세력 1,200명 이상이 숨졌다. 한반도 정세도 부시 재선 후 급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북한에 대한 무력행사에 강한 반대입장을 나타냈고 북한은 13일 6자회담에 다시 응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모두 부시 재선 후 예상되는 미국의 대북강경 드라이브를 의식한 사전조치로 풀이된다. 14일에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이란이 우라늄 농축행위를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란 지도부가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계경제도 부시 재선을 계기로 심하게 출렁거리고 있다. 부시 행정부가 재선 후 약달러를 용인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두되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급락, 각국 외환시장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이미 각국 외환시장은 경제지표나 외환 당국자의 경고 메시지도 모두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2주 전 미국 대선이 끝나자마자 정치권은 물론 재계와 언론계 모두 부시의 재선이 한반도 및 세계에 미칠 영향을 놓고 다양한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이 불과 2주 만에 현실이 돼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특히 부시 재선으로 초래된 세계정세의 변화폭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급격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바로 이 점이 부시 대통령의 재집권 초기 우리의 안보 및 경제에 예상되는 변화를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이유다. 부시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미국 대통령이 세계정세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시금 실감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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