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 업계가 벌이는 영남권 유통 전쟁이 갈수록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이 대구 진출을 공식화한데 이어 이랜드가 대구의 토종백화점인 동아백화점을 인수하면서 지역 유통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이랜드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8일 화성산업과 동아백화점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화성산업의 백화점 5곳(대구 4개, 구미 1개), 대형마트 2곳(대구, 포항 각 1개) 등은 이랜드로 넘어가게 됐다.
이로써 앞으로 대구의 유통시장은 내년 대구점을 개점하는 현대백화점을 포함한 국내 '유통 빅3'인 이랜드, 유일한 토종백화점인 대구백화점 등의 치열한 각축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랜드측은 "대구는 장기적으로 유통사업 경쟁력 강화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동아백화점을 인수하게 됐다"고 인수배경을 설명했다. 대구에는 지난 2003년 롯데백화점이 역외 백화점으로는 처음으로 진출해 지난해 연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으며, 현대백화점까지 내년 하반기 개점(중구 반월당 인근)을 앞두고 있다.
여기다 롯데백화점이 동구에 복합쇼핑몰 개점을 진행 중이며, 신세계백화점마저 추가 출점 1순위로 '대구'를 꼽는 등 대구 진출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대구 유통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롯데와 신세계가 지난해 백화점 전쟁에 이어 각각 명품 아울렛 진출을 본격화 하면서 '유통 대전' 2라운드를 치르고 있다.
우선 신세계는 부산시 기장군 일대에 '프리미엄 아울렛 첼시' 입점 계획을 최근 확정하고 부산시에 사업신청을 하는 등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세계가 기장군 지역에 입점을 추진하는 데는 기장군이 해운대와 울산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부유층이 밀집한 해운대 지역 소비자들과 국내 최고 소득을 자랑하는 울산 지역 소비자들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롯데백화점은 울산시 북구 진장동에 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을 추진중이다. 롯데는 빠르면 올해 안으로 이 곳에 입점을 완료할 예정이다. 롯데는 울산 외에도 오는 2012년까지 부산진구와 경주,대구, 구미 등 모두 12개 지역에 아울렛을 입점할 계획이다.
롯데는 신세계 첼시가 내년말 쯤 개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한발 앞서 울산에 올해 중으로 첫 프리미엄 아울렛을 개장,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가 이 지역에서 벌이는 경쟁은 소비자들 입장에선 다양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