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내 미군의 이라크 포로학대 사건과 관련해 이 곳의 열악한 주거환경에다 이라크내 도처에서 나타나는 위험에 따른심리적 불안감, 낯선 이슬람 문화 등이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내용의 미 정부 보고서가 공개됐다.
24일 미국내 인권관계자들에 따르면 뉴욕소재 인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 등 해외수용소 실태 관련 공문서 6천쪽을 미국 정부로 부터 받아 일부를 지난 21일(현지시간) 이 단체 인터넷 홈페이지(www.aclu.org)에 실었다.
이 문서는 "위험, 뒤범벅이 된 혼잡한 상황, 부정적 요소 등으로 인해 최악의 인간성과 행동이 두드러졌으며, 특히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이같은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면서 미국이 계약한 통역자들이 소년 수감자들을 성폭행하는가 하면, 군요원들은 "서로 침묵하는 공모 행위" 속에서 일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포로학대사건을 조사한 안토니오 타구바 소장 보고서 부속 문건으로포함돼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던 이번 자료는 미 공군 정신학 전문의가 작성했다.
이번 문서는 또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내 일부 지역에서는 학대 행위가 일상적으로 벌어졌으며, 한 소대 지도자는 경비병들에게 불법적 무기를 소지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특히 문서는 ▲아부 그라이브에서의 열악한 생활환경 ▲심리적 위험 ▲지휘 체계 미비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경의 부족 등 미군 병사들이 겪은 심리적요소가 이라크 포로 학대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군 요원들이 부정적 요소와 분노, 미움, 지배하고 모욕감을 주고 싶은 욕망 등의 상황에 처하게 되는, 이른바 `심리적 새 전장(戰場)'을 지원할 시스템이필요하다고 문서는 강조했다.
ACLU는 작년 10월 정보자유법(FIA)에 따라 모두 1만7천쪽에 달하는 해외수용소실태 관련 자료를 공개를 미 정부에 요청한 바 있으며, 지난달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등 국외 수용시설 수감자들과 관련된 자료들을 공개하라고 행정부에 명령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