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5월 28일] 신약개발에 대한 단상

여재천(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상무)

세계 제약산업은 자동차ㆍ전자ㆍ소프트웨어산업 등과 함께 연구개발(R&D) 투자비의 70%를 점유하는 5대 업종이며 소프트웨어산업과 함께 R&D 투자의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업종으로 꼽힌다. 글로벌 신약 연구개발은 글로벌 시장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ㆍ영국ㆍ일본ㆍ스위스 등 10여개 선진국들이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6년 신약 연구개발을 시작했지만 19개 혁신형 제약기업에서 1980년대 말부터 2007년까지 14개국에 총 40건의 기술 수출을 성사시켰으며 수출건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개발된 15개의 국산 신약 중 시장성 높은 주요 의약품은 이미 투자비용을 회수한지 오래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지난해 말 실시한 신약 연구개발 실태 조사에서 신약 연구개발 중심 혁신형 기업들은 순이익의 70% 이상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 증권선물거래소의 12월 결산 상장 제조사의 3ㆍ4분기 누적 연구개발비의 업종별 분석자료에 의하면 전체 연구개발비 비율은 3.09%, 전기전자는 7.18%, 의약품은 그 뒤를 이어 6.34%였다. 제약기업들이 신약개발을 통해 전형적인 제조업에서 탈피해 기술혁신형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다국적제약기업의 경우 연구개발비의 20%를 신약개발 후발국의 제약ㆍ바이오기술 기업, 대학과의 제휴에 사용하고 있다. 화학ㆍ바이오기술 컨버전스 신약의 라이선싱 비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향후 세계 시장을 선도하려는 신약개발회사는 화학ㆍ바이오기술 컨버전스 R&D를 통해서만 글로벌 최고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국내 제약산업을 글로벌 신약후보물질의 공급 기지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제약산업 육성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글로벌 제약시장의 고속성장과 블록버스터 신약의 특허 만료는 국내 제약산업에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신약개발 중심의 혁신형기업은 안정적인 국산 신약개발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블록버스터급 신약 연구개발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신약개발 후발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신규 신약 타깃에 대한 최초신약 개발보다는 기존 신약 타깃에 대한 최고 성능의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다국적제약기업과의 효율적인 업무제휴, 이들이 보유한 파이프라인 도입, 틈새시장 공략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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