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태블릿PC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신제품 경쟁이 뜨겁다. 애플의 차세대 아이패드 출시가 유력한 가운데 후발 업체들은 속속 신제품을 출시하고 애플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1'에 선보일 태블릿PC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아직 최종 사양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11.6인치 액정화면과 2기가헤르츠(GHz)급 듀얼코어 프로세서 탑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선명한 2,560X1,600(가로X세로) 해상도를 지원하는 등 성능과 화면 크기 모두에서 동급 최고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태블릿PC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다양한 크기의 태블릿PC를 연달아 선보임으로써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도 이르면 이달 안으로 태블릿PC 신제품 '옵티머스패드 LTE'를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는 옵티머스패드 LTE는 1.5기가헤르츠(GHz)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HD급 해상도를 지원하는 8.9인치 광시야각 액정화면을 탑재했다. 이어 상반기에는 화면 크기를 키운 태블릿PC 신제품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해 2월 첫 태블릿PC인 '옵티머스패드'를 미국과 일본에 내놓고 태블릿PC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8.9인치 화면과 3차원(3D) 입체영상 촬영을 앞세워 기존 제품과 차별성을 강조했지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에 밀려 판매가 부진하자 국내 출시를 보류했다.
기업개선작업을 마치고 글로벌 모바일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팬택도 첫 태블릿PC '베가 넘버8(가칭)을 내놓는다. 이 제품은 8인치 화면에 1.5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등을 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팬택은 이달 중 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에 먼저 공급한 뒤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국내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의 맹주로 등극한 구글도 올 상반기 첫 태블릿PC를 내놓는다. 직접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를 출시해 아이패드의 독주를 견제하겠다는 전략이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최근 한 전시회에서 "6개월 내에 아이패드를 능가하는 최고 성능의 태블릿PC를 선보이겠다"고 밝혀 신제품이 애플을 겨냥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구글 태블릿PC의 제조업체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와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이패드로 태블릿PC시장을 열어 젖힌 애플은 1∙4분기에 차세대 아이패드인 '아이패드3'를 출시한다. 해외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이미 아이패드2의 생산량을 줄이고 부품을 본격적으로 납품 받는 등 아이패드3의 생산에 돌입했다. 아이패드3는 기존 아이패드2보다 해상도가 한층 선명한 액정화면을 탑재하지만 판매가격은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책정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7인치대 화면을 탑재한 보급형 아이패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2015년 6,700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해 전체 태블릿PC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형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2011년은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 대부분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새 운영체제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안드로이드 4.0)'이 탑재되는 2012년에는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적으로 태블릿PC시장은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이 주도하는 프리미엄시장과 아마존 킨들로 대표되는 저가시장으로 양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