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성현, 금메달 획득 순간

마지막 한발이 활시위를 떠나는 순간 차가우리만치 표정의 변화가 없던 박성현(전북도청)의 입가에 야릇한 미소가 비쳤다. 큰 포물선을 그리고 요동치던 화살은 지름 12.2㎝짜리 10점 과녁에 적중했고 전광판에는 110점이 찍혔고 뒤이어 쏜 팀 후배 이성진의 화살이 8점 과녁에 꽂히며 박성현의 금메달을 알리는 장내 방송이 나왔다. 무표정의 박성현도 이제는 기쁨을 감출 수 없다는 듯 수줍게 손으로 입을 막으며 행복에 겨워했고 같이 결승 사선에 섰던 이성진도 웃으며 축하인사를 건넸다. 한국 선수끼리의 결승이어서 긴장감은 떨어졌지만 박성현의 금메달 고지 정복은결코 쉽지 않았다.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모자를 깊숙하게 눌러쓴 채 지하동굴을 통해 입장한 박성현은 결승전 내내 특유의 `포커페이스'를 유지했지만 긴장을 숨길 수 없는지 자꾸어깨보호대와 모자를 만져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반면 10대 소녀 이성진은 대표팀과 소속팀 선배인 박성현과 붙게돼 마음이 놓이는지 방긋거리며 여유있는 표정을 지어 대조를 이뤘다. 박성현은 1엔드까지 26-26으로 동점을 이뤘지만 2엔드 첫발이 8점에 꽂히자 고개를 숙이며 알듯모를듯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2엔드 마지막발마저 8점에 그친 반면 이성진이 10점 과녁을 뚫자 박성현은 다시금 모자를 만지며 과녁을 주시했다. 2엔드까지 점수 차는 56-53으로 이성진의 완승. 이성진의 우승쪽으로 예감하는 순간 박성현은 3엔드에서 역전의 시동을 걸었다. 9점 2발에 이어 10점을 쏘며 81-83으로 2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다급해진 이성진이 4엔드 첫발에 실수로 8점을 쏘자 박성현은 다시 시위를 당겨9점으로 턱밑까지 추격한 뒤 2번째발에서 10-9를 만들어 마침내 100-100 동점을 이룬 것. 남은 것은 1발씩. 숨을 고른 박성현이 먼저 10점 과녁에 화살을 꽂자 이성진은 그만큼 부담이 커졌고 결국 허공을 가른 화살은 8점 과녁으로 치우치고 말았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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