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국품질분임조경진대회] 현장 지혜 모아 '퍼스트 펭귄'… 기업 체력 강해진다

17개 시·도 294개 분임조 출전… '코오롱인더' 상생협력 돋보여

원가절감 활동·신기술 개발 등 전국 사업장서 年 2조 성과창출

지난 8월 전국품질분임조경진대회 부대 행사로 열린 토크 콘서트 ''품질로 우리의 삶을 업그레이드 하다''에서 참가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표준협회


전국 산업 기술인의 축제의 장이자 산업계의 전국체전으로 명성을 드높이고 있는 전국품질분임조경지대회가 지난 8월29일 닷새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품질관리의 해'로 지정된 지난 1975년 범산업계에서 대대적인 품질관리 운동을 펼치자는 취지에서 첫 선을 보인 전국품질분임조경진대회(당시 명칭은 '전국품질관리서어클경진대회')은 이후 진화를 거듭해 올해로 40회를 맞이했다. 전국 17개 시도 지역 예선을 통과한 294개 분임조가 출전, 인천에서 열린 올해 대회에서는 99개팀이 금상, 96개팀이 은상, 99개팀이 동상을 수상했다. 이들 294개 팀은 내달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메달을 수여받을 예정이다.


특히 상의 훈격은 1992년부터 기존에 국무총리상에서 대통령상으로 격상됐다. 이는 현장 근로자들이 산업 발전에 기여한 노고를 국가 원수가 직접 인정하고 치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주최하고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현장 근로자들이 분임조를 결성해 현장의 문제점을 발굴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해결하는 활동 성과를 겨루는 행사다.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현재 9,235개 사업장에서 약 5만4,800개의 분임조가 등록돼 있으며 활동 인원은 55만명에 달한다. 사내 경진대회를 통한 각 기업별 대표선발부터 지역예선을 통과한 팀만이 본선 무대에 오를 수 있는 만큼 '산업계의 전국체전'이라 불릴 만하다.


전국의 산업현장에서 활동하는 품질분임조들은 분임조 활동은 기업의 경영성과와 직결된다. 즉 자신의 업무와 연관된 품질개선활동, 원가절감활동, 신기술 개발 및 적용 등을 통해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재무성과를 창출한다. 전국 사업장에서 이들 품질분임조가 활동해 창출한 성과를 합산하면 연간 2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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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 과제에서 적게는 몇백 만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비용을 절감한다는 얘기다. 대규모 생산활동이 일어나는 공장에서는 이들 품질분임조의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공장 전체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 출전한 294개 분임조가 달성한 성과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000억원이 넘는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의 TOP-A 분임조. 10명의 분임조원이 반도체 저장 장치의 새로운 구조와 공법을 도입해 무려 1,600억원을 절감하는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다.

한국전력공사 구미전력지사의 챌린저 분임조는 변전설비의 예방진단방법을 개선, 120억원의 절감 효과를 일궈냈다. 무엇보다 공공기관의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해 현장에서 직접 일구어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 한국동서발전 동해화력발전처의 EWP분임조는 석탄회 처리공정을 개선, 재활용률을 향상함으로써 43억원을 아꼈다.

상대적으로 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도 성과가 대기업 못지 않다. 삼영잉크페인트의 우주인 분임조는 터치스크린패널(TSP) 뒷면에 부착되는 테이프에 새로운 흡착공법을 도입, 연간 60억원의 비용을 줄이는 결실을 거뒀다.

아울러 지난해 신설된 상생협력 부문에서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온 것도 이번 대회의 뜻깊은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의 돌풍 분임조는 토출공정 설비 개선을 통해 2,100만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SEHZ법인의 '천리마' 분임조는 갤럭시S4 협력사와의 상생 협력을 통해 초도 생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이처럼 분임조 활동 성과는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재무성과를 높여주고 있다.

분임조 활동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 근로자들이 직접 운영하고 학습하며 자신이 일하고 있는 일터에서 문제해결을 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현장 근로자의 자부심 고취와 우수인력의 양성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도 유형효과 못지 않게 크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SK하이닉스의 김지혜 씨는 "이번 대회에 분임조 선배들과 함께 참가해 다 같이 지혜를 모으면 혼자 하는 것보다 많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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