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지방 분양시장의 '핵심'은 단연 부산이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신규 분양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쳐 '청약열풍'을 몰고 왔기 때문이다. 3월 공급한 부산 북구 화명동 '롯데캐슬카이저2차' 84㎡(이하 전용)는 38가구 모집에 3,912명의 청약자가 몰려 103대1의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2월 분양한 '당리 푸르지오2차' 역시 102㎡형 이상 중대형 위주로 구성된 단지였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4.9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고, 같은 달 공급된 '명지 두산위브포세이돈'또한 전체 1,149가구 공급에 4,197명이 청약하기도 했다. 신규 분양이 호조를 이루면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아파트 분양권 거래도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분양된 부산 연지동 '자이2차' 59㎡의 경우 최고 7,000만원에 달하는 웃돈이 붙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이 지역 부동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분양 물량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부산 미분양아파트는 3,064가구로 2009년 12월(9,200가구)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미분양물량이 적체된 지난 몇 년 동안 신규 공급이 끊기면서 실수요가 살아나 시장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건설업계가 분양가를 낮춰 공급에 나선 것도 시장 활성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때문에 사정이 비슷한 대구ㆍ광주ㆍ대전ㆍ울산 등 기타 지방 광역시에서도 부산과 비슷한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부산과 시장 상황이 유사한 곳의 신규 분양 물량을 미리 선점하는 투자전략을 구사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오는 4~6월 지방 분양시장에서는 충남 세종시 분양물량이 '최대어'로 꼽힌다.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오는 5월 세종시 첫마을에서 2단계 아파트 3,576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세종시에는 주요 정부 부처가 이전하는 행정타운이 조성되며 대전 노은지구와 인접해 향후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단계 공급이 끝나면 원건설이 상반기 중 세종시 1-3구역에서 2,009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체가 85㎡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돼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도 신규 분양이 계속된다. 현대건설과 두산건설은 오는 4월 해운대구 중동에서 전체 2,369가구 규모의 '해운대힐스테이트위브'를 공급한다. 재건축 아파트로 이중 일반분양물량은 534가구다. 인근 새 아파트의 분양성적이 양호해 이 단지 역시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가가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지 부동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대산업개발도 부산 명륜동에서 상반기 중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전체 1,409가구 규모로 일반분양물량은 1,043가구다. 부산지하철 동래역이 가깝고 단지 규모가 커 부산에서도 유망 분양지역으로 분류된다. 한동안 공급이 드물었던 대구에서도 새 아파트가 나온다. 포스코건설은 오는 6월 봉무동에서 '이시아폴리스더샵2차'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난해 공급한 이 아파트 1차 분양물량과 같은 청약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우건설은 오는 4월 대구 평리동에서 '평리푸르지오' 1,819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중 452가구가 일반분양물량이다. 대구에서 오랜만에 공급되는 재건축 아파트라 현지 부동산시장의 활성화 여부를 측정하는 '리트머스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 택지지구에서 분양하는 물량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입지에 따라 선별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산과 경남 창원시 사이에 위치한 김해 율하지구에서는 ㈜삼호가 4월 '율하e편한세상'을 분양한다. 공급면적 기준 110㎡형 단일주택 997가구로 구성된다. 김해외고가 가깝고 율하지구 상업용지와 맞닿아 있어 편의시설 이용이 편리하다. 이밖에 오는 2012년 충남도청과 충남경찰청ㆍ충남교육청 등이 이전하는 내포신도시에서는 롯데건설이 885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분양물량의 60~70% 가량이 이주 공무원에게 특별분양돼 나머지 일반분양물량의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