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6월 27일] 하반기 최우선 과제는 경기추락 방지

경기악화를 예고하는 경제지표들과 정부ㆍ재계 관계자들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물가는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며 소비심리는 얼어붙었고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은 떨어졌다. 기업들은 대내외 환경 악화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앞으로 상황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기하강이 본격화됐음을 말해주는 신호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는 셈이니 큰 걱정이다. 정부는 6월 물가가 전달보다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월 물가 상승률이 4.9%였으니 5%를 넘어선다는 말이다. 원유와 곡물 등의 상승 시차효과를 감안하면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게 틀림없다. 물가상승은 노동계의 임금인상 요구 요인으로 작용해 그렇지 않아도 어수선한 노사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한국은행의 2ㆍ4분기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소비자심리지수는 86으로 전분기보다 무려 19포인트나 하락했다. 외환위기 한파의 와중이었던 2000년 4ㆍ4분기 이래 7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생활형편전망지수도 크게 떨어졌다. 지금은 물론 앞으로의 살림살이도 팍팍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빚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지난해 말 2.31배에서 올 3월 말 현재 2.26배로 떨어졌다. 이것 역시 4년 만의 최저치다. 기업들도 비상이다. 전경련ㆍ대한상의 등 경제4단체장은 어제 열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원자재 수입물가 상승, 임금상승 요구 등으로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물가는 오르는 반면 소비심리는 움츠러들고 빚 갚을 능력도 떨어지면 가계의 씀씀이는 줄어들어 내수가 더 위축될 게 뻔하다. 여기다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들이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식의 내핍경영에 나서면 경제가 점점 더 어려운 지경에 빠질 게 틀림없다. 경기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 정부는 곧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내놓을 예정인데 상황이 심각한 만큼 비상한 각오로 나서야 한다. 쇠고기로 흐트러진 전열을 시급히 재정비해 규제개혁 등을 서둘러야 한다. 국회 정상화도 시급하다. 민생 및 경제 관련 법안 처리를 통해 위기관리에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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