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이라크 저항세력의 기세를 꺾기 위해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무자비하게 초토화하는 이스라엘식 진압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미군이 `수니 삼각지대`를 중심으로 저항세력 출몰 마을을 철조망으로 둘러쳐 주민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거나 저항세력이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건물을 모두 폭파시키고 있다고 전하면서 “심지어 저항세력의 친인척들을 수감, 저항세력의 항복을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강압책은 지난 한달 간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미군 81명이 사망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군은 바그다드 북쪽 80㎞ 지점에 있는 아부 히시마 마을에서 저항세력들이 미군 브래들리 장갑차를 공격하자 마을 전체를 철조망으로 봉쇄했고, 티크리트에서는 저항세력의 은신처로 의심되는 가옥들을 불도저로 모두 파괴했다.
아부 히시마의 주민 타리크씨는 “우리는 팔레스타인인과 별 차이가 없다”며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후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군은 이스라엘식 작전을 모방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경험을 면밀히 검토해왔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이런 작전이 그럭저럭 통하고 있지만 결국 이라크 국민과 미국의 거리를 더 벌려 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리카도 산체스 미군 중장은 최근 미군의 대대적인 진압 작전으로 하루 40건에 이르던 저항세력의 공격 건수가 하루 20건 미만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6일 후세인 정권 붕괴후 세번째로 이라크를 방문한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향후 이라크 현지의 다양한 치안세력이 이라크 치안을 담당해야 한다”며 주권 이양을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000억 달러에 이르는 이라크 국가 채무를 조정할 개인특사로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을 지명했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