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우체국)가 감사원으로부터 금융자산 운용ㆍ관리상의 문제점을 지적 받고도 자산운용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않는 등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해 50조원에 이르는 운용자산의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 조재환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000년 보험자금 14조7,000억원을 유가증권에 투자했으나 수익률(3.4%)이 예정이자율(9.5%)보다 크게 낮아 6.1%포인트의 금리 역마진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정사업본부는 당시 지급이자 부족분 960억원을 일반예산에서 전용하는 등 미숙한 자산운용 및 관리로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예금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20조~30조원을 유가증권에 운용하고 있지만 운용수익률은 2000년 8.34%에서 2002년 5.95%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올 상반기 예금자금 운용수익률은 4.63%로 8월말 현재 4.2%인 지급이자율(1년만기 정기예금 기준)과 근접해 또다시 금리역마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우체국 금융의 자산운용 전문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6월말 현재 예금과 보험을 합쳐 총 52조1,854억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부서의 인력은 모두 15명이며, 이 가운데 실질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인력은 절반 정도인 8~9명인 것으로 알려져 1인당 운용규모는 6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 의원은 “자금운용 인력중 일부는 금융업무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채워져 있다”며 “전문인력을 양성한다고 하지만 투신협회에서 주관하는 일반운용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이수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