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는 과도하게 금융 중심의 경제로 편중돼 있고 앞으로 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하면 금융 버블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설립자 겸 운영 매니저인 빌 그로스는 3일 CNBC 방송에 출연해 신흥시장 등에서 부러움을 사고 있는 `금융 중심의 경제`에 이의를 제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경제가 지난 20년사이 제조업 기반에서 금융 기반으로 급변했고 현재의 유례없는 초저금리가 오르기 시작할 때 부채 경제를 지탱해온 낮은 금융비용이 사라지면서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로스는 금융 중심 경제와 관련, 미국의 대표 기업인 GE는 지난 80년 순익의 92%를 제조업 부문에서 얻었으나 지난해 금융 자회사의 수익이 50%에 육박했고 세계 최대 자동차기업인 GM 역시 금융 자회사를 통해 전체 순익의 68%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기반 경제는 제조업 본연의 생산성 향상보다는 저렴한 자금 조달에 의존하고 있고, 이 같은 금융비용을 결정하는 금리가 더 이상 내려가지 않거나 거꾸로 상승하기 시작하면 선순환의 경제 게임이 끝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 부채는 299%로, 1930년대 대공황 초기 잠시 기록했던 270%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스는 핌코이든 외국 중앙은행이든 채권자들이 미 국채 등의 매입을 중단할 경우 최소한 80년대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