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은행, 보험 등 금융기관은 물론 일반 기업들의 자금이 주식형펀드로 급속히 유입돼 주식형펀드에서 차지하는 법인자금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이같은 현상은 투신사의 주식운용전략이나 포트폴리오 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위험감수형인 개인보다 상대적으로 위험회피형인 법인자금을 운용하는 투신사로서는 보수적 자금성격상 지수연동형 투자, 즉 안정성이 보장되는 우량한 대형주 위주의 투자패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6일 투신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식형펀드에서 법인자금 비중은 지난 3월말 63%선에서 현재는 70%에 육박하는 등 크게 높아진 반면 개인자금 비중은 37%선에서 이제는 30%에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하순이후 법인자금의 유입속도가 빨라져 매일 늘어나는 주식형 펀드 증가분의 80~90%가 법인자금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전까지 주식형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은 개인투자자 자금이 주류를 이루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한투신의 한 펀드매니저는 『기업탐방차 최근 애널리스트들과 함께 한 중견기업을 방문했는데 그 자리에서 200억원의 자금을 주식형 펀드에 넣고 싶다는 주문을 해왔다』며 『지난달이후 이같은 기업들의 주문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법인자금 증가로 전반적인 운용기조는 대형주 중심의 다소보수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법인자금이 주식형상품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은 금융기관의 대출감소와 시가평가제 시행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 수요는 여전히 저조해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좋은 주식형으로의 자금운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내년 7월 본격적인 채권 시가평가제를 앞두고 공사채형에 들어있던 법인자금들이 만기가 되자마자 속속 주식형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주식형에서법인비중이 높아지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공사채형 수탁액은 지난달 29, 30일 이틀동안 10조원이나 줄었다가 이달들어 8조2,500억원가량이 복귀했으나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주식형은 지난달 7조원이상 증가한데 이어 7월에도 사흘동안 1조3,000억원이상 늘어나 32조원수준을 기록중이다.
/임석훈 기자 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