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남미 위기설 국내경제 '복병'

■ 금융시장 불안심리 증폭뉴욕증시.달러 약세… 경기회복 발목 우려 한동안 미국으로부터 '독립'하는 듯 했던 국내 금융시장이 다시 미국 등 해외시장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다시 경제난이 더욱 악화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달러화 약세에서 비롯된 원ㆍ달러환율이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에도 불구하고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반기 우리경제에 대한 다소 낙관적인 전망도 차츰 신중론으로 기울고 있다. 우리 경제는 2ㆍ4분기부터 내수에 이어 수출이 회복을 보이면서 연간 6~7%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이 최근들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제의 더블 딥(double dip)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원화환율이 계속 하락할 경우 가격인상이 불가피해 수출가격경쟁에서 경쟁국에 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역시 미국 증시불안과 국내 수급악화, 환율급락 등 3각 파도에 휩쓸리며 힘을 못쓰고 있다. 이달들어 외국인들이 매도규모를 줄이며 수급개선의 기대감이 있었으나 미국 법무부의 반도체업체에 대한 반덤핑조사 착수를 계기로 다시 매도규모를 늘리고 있고 고객예탁금이 감소세를 보이는 등 수급도 다시 악화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21일 현재 올들어 최고치인 지난 4월11일 12조5,896억원에서 2조8,857억원 감소한 9조2,130억원을 줄어들었고 주식형 수익증권도 최고치인 5.23일 9조5,544억원에서 3,44억원 줄어든 9조2,13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급락 등 금융불안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어 이번 약세장이 쉽게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미국 경제에 대한 믿음 갈수록 떨어져 최근 미국경제는 실물부문에 비해 금융부문이 아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달러화는 계속 약세국면을 이어가며 지난 주말 결국 유로화에 대해 2년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나 나스닥지수도 정보기술(IT)부문의 회복지연 등에 대한 우려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실물부문의 경우 최근 들어 더블 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고 산업생산 역시 지난 5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경기회복이 다소 늦춰지고 있을 뿐 미국경제의 근간이 흔들린다고 보기에는 성급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증시침체는 실물부문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주가하락으로 자금조달이 줄면 기업들은 다시 투자를 줄일 수 밖에 없어 소비로 지탱되는 미국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더블 딥 주장이 확산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 미국 등 선진국 조만간 공조할 듯 이처럼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조만간 달러화가 유로당 1달러에 이른 후 추가적인 하락세를 연출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실제로 메릴린치 조사에 따르면 282개 글로벌펀드 매니저 가운데 50% 이상이 달러화 자산의 투자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유로화 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만큼 달러화의 매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국경제가 더블 딥 우려에 시달릴 만큼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유럽이나 일본이 미국을 대신해 세계경제를 떠받칠 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정한영 박사는 "달러화 하락이 계속되면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불가피한 만큼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들이 국제 협약을 통해 달러화 가치를 안정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태 한은 이사도 "주요국들이 달러화 안정에 나서는 시점이 언제일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자연스레 공조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정부의 대응은 정부는 미국과 남미에서 터져나오는 위기설로 외부의 불확실성은 높아졌으나 아직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 권태신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미국발 경제위기설은 지나치게 과대포장된 측면이 있다 "면서 "미국경제의 펀더맨털이 위기국면을 맞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하지만 외부의 불안요인을 하반기 경제운용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전윤철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은 "하반기 경제운용은 그동안 추진해왔던 정책의 틀을 유지하면서 미세조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환율에 대해서는 좀 더 적극적이다. 재정경제부 당국자는 "원화환율이 특정통화 동향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문재기자 이정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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