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HP·컴팩합병 '대선 재판' 우려

승인표차 불과 1%이내 불구 경영진 일방 승리선언 휴렛팩커드(HP)-컴팩간 합병, 과연 뒷탈없이 성사될 수 있을까. 지난 19일 주총 결과가 최종 집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날 피오리나 등 HP 경영진측이 잠정 추계만을 근거로 선언한 승리에 대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법정소송에 재검표 사태를 낳았던 지난해 부시-고어간 대통령 선거전의 재판이 업계에서도 나타날 거란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최우선 쟁점은 근거는 무엇보다 투표의 잠정 집계 결과가 승리를 장담할 만큼 크지 않다는 점. 소액주주 등 총 90만표에 달하는 최종 개표 결과가 수주일 후에나 나오는 상황에서 불과 1%에도 못 미치는 득표 우위는, 더구나 오차 범위를 고려할 경우 더욱 의미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실제 현지 언론들도 투표 다음날인 20일 창업자 후손으로 18%지분을 보유한 월터 휴렛의 불패배 선언을 '근거있는' 행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우존스 등 일부 언론들은 이와 관련 20일 개미 주주들의 투표가 최종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며 재검표에 재검표를 거듭하는 사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특히 최악의 경우 경영측과 창업가문 대주주간 법정 소송의 가능성도 거론하며 지난해 부시-고어 선거 파동의 재판(再版)을 산업계에서도 지켜볼 수 있을 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HP의 이 같은 내홍(內訌)과는 달리 합병을 대체로 지지해온 컴팩측 주주들은 20일 찬반투표를 통해 합병 찬성의사를 압도적으로 밝혀 HP와는 상반된 분위기를 보였다. 컴팩은 이날 휴스턴의 한 호텔에서 45분 동안 열린 회의에서 주주들의 90%가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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